은행주 실적 발표가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은행 실적과 은행의 경기 판단은 실적시즌 초반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인데, 이번에는 은행 불안까지 불거진 시점이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 전반에서 예상되는 바와 같이 (3/29), 1분기 은행주 실적도 선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업종의 EPS는 5개 분기만에 전년 대비 증가 전환이 예상된다. EPS 증가에는 순이자이익의 기여가 컸을 것이다. 크게 확대돼 있는 예대금리차, 피크아웃 조짐이 있지만 여전히 높은 대출 증가세 덕분이다. 비이자이익 중 트레이딩 부문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1분기 중 채권시장 변동성이 팬데믹 직후보다 더 높아진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 IB와 모기지 부문의 이익 감소세는 계속됐을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주식시장 반등과 모기지 금리 상승세 진정 등이 IB와 모기지 부문의 분위기 개선에 일조했지만, 유의미한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웠을 듯하다. 은행주 실적의 또다른 변수인 대손충당금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작된 적립 규모 확대 추세가 이어졌을 것이다. 다만 SVB 파산 사태가 대손충당금이 급격히 늘어나는 계기로 작동하지는 않을 듯하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 대손충당금 확대의 조건으로 실업률 상승을 언급한 바 있다. 1분기 중 양호한 고용 흐름이 경착륙 우려를 낮췄고, 주요 대형은행의 대출금 상환 관련 리스크도 낮은 상태라는 점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