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시즌이 대형은행들의 서프라이즈로 시작됐다. 실적시즌 초반의 결과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마진 서프라이즈다. 현재 S&P 500의 3분기 EPS 서프라이즈 퍼센티지가 1~2분기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매출액보다 마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금융 업종에서 예년보다 높은 마진 서프라이즈가 확인된다.
3분기 대형은행 실적 서프라이즈의 핵심은 시장 우려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었다는 점이다. 우선 자금조달비용 증가세가 비교적 완만했다. 대형은행 4곳 (JP모건, BoA, 웰스파고, 씨티) 모두 3분기 순이자이익이 컨센서스를 2% 안팎 상회했다. 대출과 예금 잔액 전반적으로 컨센서스보다 높았다. 대출수요 둔화 흐름이 걱정만큼 가파르지 않았고, 예금 이탈 리스크도 크지 않았다. 초대형은행들의 경우, 예금금리를 공격적으로 높일 필요성이 중소형 지역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고 볼 수 있다. 3분기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대형은행 4곳 모두 예금금리를 높였지만, 예금베타 (기준금리 인상폭 대비 평균 예금금리 인상폭의 비율)는 2분기보다 조금 낮아졌다. 비용의 또 다른 측면인 대손충당금은 3분기에 시장 예상보다 덜 쌓였다. 고용시장을 중심으로 경제가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 하에, 대출 부실화 리스크를 많이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대형은행들의 비용 부담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안도하긴 어렵다. 높은 기준금리를 오래 유지하는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한 예금금리 상승 등 자금조달비용 증가 압박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개인들이 고금리 신용카드대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