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 전망에 근거한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되돌려지고 있음. 기대를 낮추라는 중앙은행의 경고
소비 위축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보여준 소매판매. 작년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5%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 0.4%를 상회. 작년 11월에도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8% 증가 (0.35%로 상향 수정)하면서 시장 예상 -0.1%를 상회했는데 (23/12/15), 2개월 연속 예상보다 강한 소비 성장세가 나타났음. 1)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연말소비가 11~12월에 집중된 효과. 2개월 연속 소비 증가세가 예상을 웃돌았던 건, 9월부터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영향. 휘발유 가격은 9월부터 큰 폭으로 낮아졌는데, 9~10월에는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된 효과를 상쇄했고, 11월부터는 연말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의 원천이 됐음 (23/11/16). 연말 소비 계절성이 팬데믹 시기와는 달라진 것도 작년 11~12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빗나간 이유일 것. 팬데믹 기간에 9~12월에 걸쳐 늘어져 있던 연말 소비가 작년에는 11~12월에 집중. 연말 소비의 주요 창구 중 하나인 전자상거래의 소매판매가 크게 증가한 점, 그리고 연말 소비가 본격화한 작년 11월에 휘발유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빙 (신용카드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1/9)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음. 2) 1월에도 소매판매가 크게 증가하는지를 봐야 함. 작년 1월에는 사회보장수당 (65세 고령자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연금)이 전년 대비 8.7% 증가하면서 41년내 최대 증가율을 기록. 개인소득이 전월 대비 0.95%, 가처분소득은 전월 대비 2.64% 급증하면서 소비심리를 부양. 반면, 올해 사회보장수당 증가율은 3.2%로 크게 낮아짐. 이를 감안하면 1월 소비 증가세는 약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증가세를 보인다면 수요 위축 전망은 더 후퇴할 것. 3) 더 이어질 수 있는 소비 증가세. 1월에는 소매판매가 주춤할 수는 있지만, 신용을 바탕으로 한 소비 증가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음. 소비의 신용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걱정이 커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신용카드 대출의 연체율이 올라오는 모습은 대형은행들의 실적에서 확인되지 않았음 (1/15). 다음 달에 나오는 뉴욕 연은 가계 부채와 신용 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과 연준의 대출담당자 서베이 (SLOOS)에서 대출태도가 더 깐깐해지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다면, 신용 의존도가 높아지는 소비가 당장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시간당 임금 증가세에 비해 소득세율 구간이 높아진 것도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높여서 소비 증가세를 유지시키는데 기여할 것. 4) 낮지 않을 작년 4분기 GDP 성장률.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발표된 이후에 애틀랜타 연은의 GDPNow는 작년 4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2.23%에서 2.41%로 높여 잡았음. 개인소비지출의 GDP 성장률 기여도 추정치가 1.73%p에서 1.92%p로 상향 조정된 영향. 작년 3분기 GDP와 비교해서 보면, 민간국내투자의 기여도가 1.82%p에서 -0.1%p로 대폭 낮아지면서 GDP 성장률이 낮아질 거라고 추정. 그러나 개인소비지출의 기여도는 그보다 덜 낮아지는 것에 그칠 전망. 시장과 연준은, 소비가 약해지면서 경기가 둔화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1/4), 수요 위축은 소비보다는 민간국내투자에서 나타날 전망. 높은 금리 부담 때문이지만, 올해 대선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의 세제혜택이 지속될 수 있을 지와 같은 정책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 (2024년 미국주식 연간전망 36쪽, 11/14). 실질 기준금리 상승이 기준금리 인하의 가장 큰 이유겠지만, 통화긴축 효과로 민간국내투자와 정부지출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면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될 것. 작년 4분기 GDP부터 확인하게 될 이 현상은, 선거 불확실성이 높은 올해 상반기 GDP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