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미국 증시 분위기를 하루 만에 바꿔놨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치가 충족됐다. 11~1월 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했을 뿐 아니라, 2~4월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도 시장의 기존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강한 AI 수요를 강조하며, 시장의 AI 성장 기대가 과도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잠시 주춤했던 미국 증시는 빠르게 반등했는데,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M7의 시장 주도력이 공고하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22일 종가 기준으로 S&P 500 시가총액에서 M7이 차지하는 비중은 28.6%였는데, AI 열풍이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에 가깝다.
■이유 있는 M7 쏠림, S&P 493보다 나은 4분기 실적과 이익전망 변화
M7 쏠림이 더 심화됐지만, 4분기 실적 결과는 M7 쏠림이 그리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S&P 500 기업의 90%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4분기 실적과 이익전망 변화를 종합해 보면, M7이 나머지 기업들 (이하 S&P 493)보다 더 나은 흐름을 보였다. ① S&P 500의 4분기 EPS 서프라이즈 퍼센티지 (컨센서스 대비 실제 EPS의 비율)는 4.3%다. 이 수치를 M7과 S&P 493으로 나눠보면, M7의 서프라이즈 퍼센티지가 훨씬 높다. 이러한 M7의 상대 우위는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강해졌다. ②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가이던스 내용 등을 반영해 이익전망치가 바뀌었는데, S&P 500의 2024년 EPS 컨센서스는 소폭 하향 조정됐다. 이 수치도 둘로 나누면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M7은 5% 상향된 반면 S&P 493은 2% 하향됐다. ③ 4분기 실적 결과와 2024년 이익전망 변화를 반영한 S&P 500의 분기 이익 모멘텀 경로는 ‘3Q23 이후 완만한 반등’이다. 이익 모멘텀 반등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사실상 M7이다. M7 순이익은 두 자릿수의 전년 대비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S&P 493 순이익은 3Q23부터 전년 대비 감소 중이다. M7과 S&P 493의 엇갈린 이익 모멘텀 방향성은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