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주가 멀티플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작년 11월 본격적인 반등 이후 올해 초 20배를 돌파한 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P/E는 이제 21배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3월 FOMC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초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흐름에도, 연준은 고용시장 균열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올해 3차례의 보험성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줬다. 덕분에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혼란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더딜 수 있다는 걱정이 완화됐다. 주가 멀티플에 하방 압력을 가했던 통화긴축 장기화 리스크가 일단락된 만큼, 멀티플 확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과 유사한 작년 연말, 멀티플 상승이 돋보였던 성장주와 중소형주
작년 11~12월은 지금과 비슷하게 연준의 완화적 행보가 멀티플 상승의 동력이 됐던 시기다. 당시 조기 금리인하 기대로 국채금리가 빠르게 하락했고, 덕분에 멀티플 확장이 광범위한 스타일의 주식에서 이뤄졌다. 특히 성장주와 중소형주의 멀티플 상승이 돋보였다. 성장주는 AI 관련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이익 성장 기대가 워낙 높았던 데다,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강한 멀티플 상승 효과도 누렸다. 베타가 높은 중소형주 역시 위험자산 선호 강화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소형주 멀티플은 고금리 환경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실적이 더 취약하다는 우려로 인해 한동안 억눌려 있었는데,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멀티플 반등의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