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남부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스페인 및 이탈리아 지역에서는 물 사용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토지 면적에 따라 물 공급량이 할당되는 현행 방식 대신, 구매자가 직접 물을 거래하는 방식을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중이다. 최근 알케바 호수 (포르투갈에 위치한 서유럽 최대의 인공호수)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물 가격이 적정하게 책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포르투갈 정부 당국은 강 하류에 물을 공급하는 생태적 흐름을 이유로 별도의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물 가격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Financial Times, 9/2).
필수적인 자원인 물에 가격이 매겨진다면, 물 사용이 많은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거나 인프라 구축 비용이 증가하는 이른바 물리적 위험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진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인 S&P는 57만개의 글로벌 기업이 물 부족의 물리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분석하였으며, 이들 기업에 대해 생산 차질과 인프라 구축 비용 증가 가능성을 대표적인 물리적 위험이라고 진단하였다 (S&P Global 2/24). 해당 보고서에서는 스페인의 음식료 기업 Ebro Foods가 극심한 폭염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2021년 대만 가뭄 당시 공장가동을 유지하기 위해 2,860만 달러 (한화 400억원, TSMC 운영 비용의 2% 수준) 규모의 물탱크 트럭을 운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