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관광정책 변화

시리즈 총 5화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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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당국은 ‘관광’을 자본주의 문화라고 비판해왔으나 경제난 이후 외화수입원으로 주목하기 시작

○ 1980년대 초반까지 북한당국은 ‘관광’을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적 비생산 문화활동’이라 비판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북한주민들은 ‘이동의 통제’로 휴양 목적의 관광이 사실상 어려움⁵
 

  • 경제난으로 외화수입이 절실해진 1984년, 당시 실세인 김정일의 주도로 제정된 《합영법》 공포 이후 외국인 대상 관광사업을 외화수입원으로 활용하고자 했지만 대내외 여러 여건이 좋지 않아 한계에 직면

북한의 관광정책 변화

'북한'의 '관광정책' 변화를 정리한 표이다.

자료: 박은진(2020), 연구자 수정ㆍ보완

⁵ 박은진, 2018, “북한의 관광산업 변화와 특징”, 『KDB북한개발』 2018년 여름호(통권15호), 서울 :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165~169쪽

○ 실질적인 관광 산업화의 계기는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이후 시작된 남북 간 금강산 관광교류라고 볼 수 있음
 

  • 금강산 관광교류는 한국전쟁 이후 남북이 처음으로 상호 간 체제를 이해하는 전제 아래, 경제협력을 통한 이익 창출을 시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음

  • 금강산 관광교류는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직후 중단됨

    - 북한은 이후에도 금강산 관광교류를 재개하길 희망했으나 북한의 핵실험과 대남도발 등으로 국내에서 남북경협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었고 대량현금(Bulk Cash) 송금 금지 같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관광교류를 지속하기 어려워짐

1998년~2008년 관광 목적의 남한주민 방북 인원

2006년~2018년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수'를 정리한 표이다.

주: 평양 및 개성 관광은 비정기적으로 시행 / 자료: 통일부

■ 북한당국은 북중무역 확대와 함께 중국인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관광 특구에 외국인 합영ㆍ합작 투자⁶를 유치하며 관광 및 투자로 인한 외화 수입 증대를 추진

○ 김정은 정권은 평양ㆍ라선ㆍ금강산 지역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 핵포기 압박에 대응

  •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여 정치적으로는 외국인들이 북한체제에 관심이 많다는 등의 선전도구로 활용하고, 경제적으로는 외화 수입을 늘리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우회하고자 함

2006년~2018년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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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 북한당국이 관련 통계를 공개하지 않아 중국측 관광통계로 확인한 추정치로, 중국 육로 국경을 통해 북한을 관광ㆍ사업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수. 정확도는 낮을 수 있음


주2 : 북한측은 中신화통신 인터뷰를 통해 2018년 당시 북한 방문객이 20만 명이라 밝힌 바 있는데, 이는 관광 목적으로 평양을 방문한 중국인 등의 외국인 수치를 의미할 것으로 추정 


자료 : KOTRA 해외시장뉴스, 언론보도 종합, 박은진(2020), 김한규(2022)

⁶ 북한당국이 외국인에게 허용하는 투자 방식으로 기업 지배구조의 차이가 있음. ‘합영’ 방식은 투자 비중만큼 기업의 운영권을 인정받고 리스크를 부담. ‘합작’ 방식은 투자는 허용하되 기업의 운영권이 인정되지 않고 리스크 부담도 없음. 다만, ‘합영’ 방식이라 하더라도 북한측과 운영권 보장을 두고 투자자와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가 존재

○ 김정은 정권은 2013년 이후 원산ㆍ라선 등 주요 관광지에 호텔ㆍ스키장ㆍ놀이공원을 적극적으로 건설했으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합영ㆍ합작 방식의 관광 인프라 투자를 유인⁷

 

  • 소비 촉진 정책의 일환으로 북한주민들에게도 관광 인프라 이용을 독려하여 일부 특권계층, 돈주 등 경제적 여유가 있는 주민들이 수영장, 스키장을 유료로 이용하기 시작

  • 이들이 쌓아둔 유휴화폐⁸가 자연스럽게 소비되면서 북한당국이 관리하는 재정 회복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임

평양 문수물놀이장(2013년 10월 리모델링)

'평양' '문수물놀이장'에서 놀고있는 북한 주민들의 사진이다.

자료: 《조선의 오늘》

원산 마식령 스키장(2013년 12월 개장)

'원산' '마식령 스키장'의 입구 사진이다.

자료: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⁷ 라선 지역에 부동산 투자 사업을 하는 중국인과의 심층 인터뷰 결과,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종전에는 라선시 해안가의 토지임대금액 전액을 납입해야 투자 권리 증서를 받을 수 있었지만 2018년경에는 계약금을 10%~30%만 지불해도 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유연하게 변경하는 등 대북제재 우회 수단으로 관광산업을 활용

 

⁸ 북한주민들은 경제난으로 은행 예금을 지급받지 못해 돈을 은행보다는 개인적으로 보관하는데, 이를 ‘유휴화폐’라고 함

○ 북한당국은 중앙(평양) 주도로 경제개발전략과 정책 등을 집행해 왔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 중앙과 지방 인민위원회 중심으로 분권화되어 각각의 경제개발구를 건설

 

  • 2017년 말 기준 29개의 경제개발구 중 11개가 관광개발구로 지정될 정도로 관광산업 활성화는 김정은 정권의 핵심적인 경제정책으로 부상

북한의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 현황

'북한'의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 현황을 표시한 지도이다.

자료: 박은진(2018)

북한의 관광특구 및 관광개발구 현황

'북한'의 '관광특구' 및 '관광개발구' 현황을 정리한 표이다.

자료: 박은진(2018), 연구자 수정

■ 북한의 관광정책은 금융부문에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냄

○ 관광의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결제 인프라를 북한에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

 

  • 외국인이 평양이나 라선에서 소비하고 싶어도 대북제재로 인해 신용카드 결제가 어려워 대부분 북한원화나 외화를 활용한 현금 결제가 불가피

  •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말부터 재정은행 당국자들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결제단말기(POS) 인프라 구축을 주문하는 등 《금융정보화》 정책을 추진

    - 이후 일부 상업은행과 호텔에 ATM기가 설치되고 외화 상점에 POS기가 구비되는 등 금융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으나 전력부족으로 활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알려짐

    - 최근 유튜브에 게재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여행기에는 관광가이드가 평양이나 라선에서 북한 전자결제카드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외국인에게 현지 은행에서 외화 환전과 전자결제카드 계좌 개설 및 카드 충전을 유도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함⁹

평양 류경상업은행 ATM

평양 '류경상업은행'의 'ATM' 사진이다.

자료: 《New York Times》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북한주민의 QR코드 결제 장면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북한주민의 'QR코드 결제' 장면이다.

자료 : 《연합뉴스》

⁹ 시드니한량의 세계여행, “북한여행 2025 EP1”, https://youtu.be/YmjLVmrA3cc?si=D5EOyG1oqlLlmeUS, 검색일 : 2025년 3월 13일 ; The German Travel Guy, “North Korean Bank Account”, https://youtube.com/shorts/GDCzuJHbKuo?si=dR-toozu86HKy9ks, 검색일 : 2025년 3월 14일

손광수

KB경영연구소

손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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