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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집이 있는 사람은 무순위 청약, 일명 ‘줍줍’에 도전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1월 13일, 정부는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2월 중 무순위 청약을 비롯한 청약 제도를 손 볼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지난 2월 11일 국토부에서 무순위 청약 관련 개선안이 나왔습니다. 부동산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한번은 도전해 봤을 '무순위 청약'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KB부동산이 정리해 드립니다.
무순위 청약이 뭐길래
무순위 청약이란 1, 2차 청약에서 미달됐거나, 계약 포기, 부적격 등의 사유로 생기는 잔여 물량에 대해 청약을 다시 받는 것을 말합니다. 최초 분양 당시 분양가로 공급되며 청약통장 가입이나 주택 소유 여부, 거주지와 관계 없이 신청할 수 있어 일명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청약 광풍을 몰고 오기도 했죠.
일례로 지난해 7월,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1가구 무순위 청약 모집에 294만여 명이 몰린 적도 있습니다. 바로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인데요. 이 단지는 2021년 6월 입주한 940세대 단지로, 전용면적 84㎡ 1가구 무순위 청약이 7년 전 분양가로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해당 타입 실거래가는 15억원선이었는데요. 분양가는 5억원대여서 시세 차익만 9억~10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게다가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세대주가 아니어도 청약할 수 있었고,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가 가능했습니다.
결국 무순위 청약 당일 청약홈 홈페이지가 마비돼 접수 시간을 하루 연장하는 일도 벌어졌고, 294만 4,78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신청자가 몰렸습니다.
무순위 청약 자격 요건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과거 무순위 청약 요건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한정됐었는데요. 미분양이 빠르게 늘면서 2023년 2월, 거주지역과 무주택 요건이 삭제돼 타 지역 거주자도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무순위 청약 자격 요건이 무주택자로 강화되는 것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인데요.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주택자나 현금 부자들이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무순위 청약에 참여해 시장이 과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취지도 있다고 풀이됩니다.
그리고 무주택자여도 청약 접수자가 분양되는 단지가 위치한 지역에 거주해야 청약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주지역 요건을 탄력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입니다. 집이 필요한 지역의 주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인데요.
시·군·구청장이 시장상황을 고려해 해당 광역지자체 또는 해당 광역권 거주 요건을 부과하거나 거주요건 없이도 청약할 수 있도록 정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시세차익이나 분양 경쟁이 큰 지역에서는 거주조건을 부여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전국 단위로 청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인기단지에서는 부양가족 수에 따른 가점을 높이기 위해 위장전입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 있어 부양가족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추가 확인하는 등 실거주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제도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유주택자에게 마지막 기회? 최근 ‘무순위 청약’ 경쟁률 얼마나 나왔나
그렇다면 ‘유주택자가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알려진 최근 무순위 청약 단지들의 청약 경쟁률을 살펴볼까요?
지난 2월 3일, 서울에서는 성북구 삼선동2가 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84㎡ 45가구가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았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6,098명이 접수해 135.5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습니다.
다소 높은 분양가로 미분양 됐던 단지이지만, 유주택자가 청약할 수 있는 서울에 위치한 마지막 ‘줍줍’ 분양 단지로 알려지며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세종시에서는 소담동 새샘마을7단지(힐스테이트세종리버파크)와 새샘마을8단지힐스테이트세종리버파크가 2월 6일과 7일 전용 84㎡, 105㎡ 미계약분 3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습니다. 2017년 최초 분양 당시 분양가인 3억원대로 나왔는데요. 주변 시세 대비 3억~4억원 저렴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틀간 119만7,481명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무순위 청약 자격 요건이 개편되면 청약 경쟁률은 전보다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무순위 청약 제도는 올해 상반기 중 시행된다고 하니, 앞으로 달라지는 제도의 내용을 숙지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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