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제도에 대한 불신과 공포가 증가하면서 다세대, 다가구, 빌라, 연립주택, 다중주택 등 비아파트에서 전세를 찾으려는 임차수요(세입자)가 줄고 있다. 이에, 전세 위주의 우리나라 주택임대차 시장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비아파트에서 전세보증금을 떼이는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사회초년생 및 MZ세대를 중심으로 전세사기 트라우마가 강하게 생길 것이다. 세입자는 생존 차원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비아파트는 빠른 속도로 월세화가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보증금 지키기도 상대적으로 쉬운 아파트는 전세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를 안고 매입하는 갭투자 수요도 유입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아파트 전세거래량이 다소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또한, 아파트 전세거래량이 증가하는 이유는 전세대출 금리가 연 3%대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연 4.5%수준으로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 대출이자가 더 저렴하여 월세보다 전세를 선택하는게 유리할 수 있다. 전월세 시장도 금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비아파트에서 빠른 월세화는 집주인과 입주 세입자에게 골치가 아플 수 있다. 집주인은 새로운 전세 세입자를 구해야 기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다. 일종의 ‘보증금 돌려막기’다. 하지만 세를 구하려고 오는 사람은 전세가 아닌 월세를 원한다.
전세로 입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보증보험이 가입되는 곳을 찾거나 보증금을 낮춘 준 전세나, 준 월세를 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동안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나타날 수 있다. 아파트 시장에선 ‘역전세난’이 풀리더라도 비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