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1만 320원, 올해도 불만 가득

1. 내년 최저임금 얼마?

지난 10일, 2026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2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최저시급이 2025년(1만 30원)보다 290원(2.9%) 오른 금액인데요.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의 월급은 219만 6,880원으로, 올해보다 6만원 이상 오르게 됩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주휴수당, 실업급여, 출산휴가, 고용촉진장려금 등도 모두 오르게 되죠.

2. 2.9% 역대 2번째로 낮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2.9%)은 역대 정부 집권 첫해 인상률 중 2번째로 낮은 수준입니다. 가장 낮았던 건 김대중 정부 집권 첫해(2.7%)로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진 바로 다음 해였는데요. 최근 경기 상황이 그만큼 안좋다는 의미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9%에 불과하고, 작년 사업자 폐업률은 9.04%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9.38%)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3. 17년 만에 노사공 합의

그나마 고무적인 건 이번 최저임금 결정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로 결정됐다는 점입니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8번째이자 2008년 이후 17년 만인데요. 대통령실도 17년 만에 합의로 결정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최대한 존중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지도 감독을 병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 최저 생계비도 안 돼

합의로 결정되긴 했지만 내년 최저임금을 두고 불만도 이어집니다. 양대 노조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이 최저 생계비 수준(2024년 기준 263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는데요.

특히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결정에 강력히 반대하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오는 16일과 19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2. 인건비 부담 너무 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경영계의 우려도 쏟아집니다.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것이란 지적인데요.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계는) 인건비 부담 증가로 고용과 사업의 지속 여부를 고민할 것이고, 일자리를 잃은 저임금 근로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밝혔죠.

3. 팽팽한 대립에 공회전만

한편, 노동계가 주장하던 최저임금 확대적용과 경영계가 요구하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모두 올해 적용이 무산됐습니다.

노동계는 그간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요구했으나,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권한과 역할이 아니라는 경영계의 반발에 가로막혔죠. 경영계가 주장하던 업종별 차등적용 역시 올해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도입이 무산됐습니다.

1. 매년 반복되는 갈등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집니다. 현재 최저임금은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요. 매년 경영계와 노동계가 각자의 주장만을 되풀이하며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사실상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키를 쥔 셈이죠. 올해도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이 지나치게 낮다며 집단 항의하고 퇴장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2. 소상공인 참여 필요

소상공인 측에서도 반발이 나왔습니다. 현재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소상공인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인데요.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1일, "당사자인 소상공인과 상관없는 대기업 노조, 교수 등에 의해 결정되는 비상식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죠.

3. 내년엔 바뀔까?

올해 5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 제도개선 연구회가 전문가 참여 확대, 구체적인 통계 등 결정 기준 보완 등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아직 하나의 안에 불과합니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도 "현행 제도는 노사 갈등과 대립이 반복돼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피로도가 높으며 사회적 신뢰와 수용성이 부족하다"라며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다만, 노사의 중요한 문제는 이해관계자가 직접 참여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노동기구의 일반 원칙이기에 큰 틀의 수정이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제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