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화폐의 ‘가치 안정성’과 디지털 자산의 ‘편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디지털 화폐로 주목받고 있다. 일정한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이 디지털 자산은 가상화폐가 지닌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미국 달러(USD), 유로화(EUR) 등 법정통화나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1대 1로 연동(페깅)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제공하는 탈중앙성과 보안성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가상화폐의 단점으로 꼽혀온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다.
다만 법정 화폐처럼 절대적 고정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며, 일정한 가치를 ‘지향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안정적(Stable)’ 특성을 갖는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낮은 가격 변동성과 함께 법정화폐 대비 빠른 송금 속도,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주로 코인 거래 및 거래소 간 자금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 대표 종목인 테더(USDT)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거래금액은 비트코인의 두 배에 달한다.
테더는 홍콩에 기반을 둔 테더사가 발행하며 거래소 간 송금 수단으로 널리 사용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토큰터미널’에 따르면 최근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의 84%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월별 송금 규모는 1조 달러를 넘었다. 지난 4년간 송금 규모가 약 10배 급증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의 ‘기축통화’이자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361억 달러로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7.1%를 차지한다. 2020년 이후 가상자산 시장 성장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활용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출시된 테더와 미국 핀테크 기업 ‘서클’(CRCL)이 2018년 도입한 USD코인(USDC)은 시가총액 기준 각각 62.5%, 24.2%의 비중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전체 시장의 약 99%가 미국 달러 기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