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떠오른 스테이블코인… 서클·블랙록 등 투심 빨아들일까

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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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상자산 거래 84% 차지
월별 송금규모는 1조달러 넘어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해
테더 거래 금액, 비트코인 두배

美 “3년뒤 시장 2조달러로 성장”
유통·IT 기업도 자체발행 검토

전통 화폐의 ‘가치 안정성’과 디지털 자산의 ‘편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디지털 화폐로 주목받고 있다. 일정한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이 디지털 자산은 가상화폐가 지닌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미국 달러(USD), 유로화(EUR) 등 법정통화나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1대 1로 연동(페깅)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제공하는 탈중앙성과 보안성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가상화폐의 단점으로 꼽혀온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다.

다만 법정 화폐처럼 절대적 고정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며, 일정한 가치를 ‘지향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안정적(Stable)’ 특성을 갖는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낮은 가격 변동성과 함께 법정화폐 대비 빠른 송금 속도,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주로 코인 거래 및 거래소 간 자금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 대표 종목인 테더(USDT)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거래금액은 비트코인의 두 배에 달한다.

테더는 홍콩에 기반을 둔 테더사가 발행하며 거래소 간 송금 수단으로 널리 사용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토큰터미널’에 따르면 최근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의 84%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월별 송금 규모는 1조 달러를 넘었다. 지난 4년간 송금 규모가 약 10배 급증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의 ‘기축통화’이자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361억 달러로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7.1%를 차지한다. 2020년 이후 가상자산 시장 성장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활용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출시된 테더와 미국 핀테크 기업 ‘서클’(CRCL)이 2018년 도입한 USD코인(USDC)은 시가총액 기준 각각 62.5%, 24.2%의 비중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전체 시장의 약 99%가 미국 달러 기반이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에는 정책적 배경도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적극적인 육성 정책으로 인해 미국 기반의 은행, 카드사, 자산운용사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자(V), 마스터카드(MA), 페이팔(PYPL) 등은 기존 결제 인프라에 스테이블코인을 연동하고, 자체 코인 발행이나 관련 금융서비스 출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2028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약 2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발행사들의 수익 구조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USDC의 경우, 고객이 은행에 달러를 송금하면 서클이 이를 예치받아 동일 금액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준다. 이후 고객이 USDC를 상환하면 이를 소각하는 구조다. 서클은 이 과정에서 확보한 예치금을 국채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얻고, B2B 송금 수수료와 인프라 사용료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고객들이 굳이 법정화폐 대신 USDC를 선택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USDC를 사용하면 24시간 7일 글로벌 결제가 가능하고, 수수료 부담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은행 계좌 없이 스마트폰 지갑만으로도 송수신이 가능해 편의성도 높다.

한국처럼 원화 마켓 중심이 아닌, 대부분이 코인 마켓인 글로벌 거래소 구조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통화 가치가 불안정한 국가에서는 달러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헤지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미국은 제도 기반을 정비하고 있다. ‘지니어스법안(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위한 미국 내 첫 입법 시도다. 미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및 달러 수요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USDT와 USDC 발행 주체가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1234억 달러(2025년 3월 기준)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보유국 기준 18위인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통해 달러 수요 기반과 국채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은 은행 등 전통 금융권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대형 은행뿐 아니라, 월마트·아마존·익스피디아 등 미국 대형 유통·정보기술(IT) 기업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결제 시스템 혁신과 카드 결제 수수료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밸류체인에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연동돼 있다. 코인 설계사는 서클(CRCL), 유통사는 코인베이스(COIN)·로빈후드(HOOD), 수탁(Custody)은 BNY멜론(BK), 스테이트스트리트(STT), 블랙록(BLK)이 담당한다. 실생활 결제 인프라는 페이팔, 블록(XYZ), 비자, 마스터카드 등이 구축 중이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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