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하드 기업의 혁신 저장기술… ‘AI·데이터’ 주도권 쥔다

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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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명성 넘어 9분기 연속 성장
기업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증가
HAMR 기반 모자이크 플랫폼
데이터 저장 양 획기적으로 늘려
내년 44TB 드라이브 상용 계획
초고용량 HDD 시장 새 강자로

한때 외장하드의 대명사로 불리던 씨게이트 테크놀로지(STX US)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 개인용 저장장치 시장에서 명성을 쌓았던 씨게이트는 현재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시대의 핵심 저장장치 기업으로 변모 중이다.

전 세계 기업과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폭증하는 데이터를 저장 및 분석하기 위해 씨게이트의 초고용량 하드 드라이브를 찾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저장장치가 아닌 AI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씨게이트 테크놀로지는 197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세계적인 데이터 저장장치 제조사다. 오랜 기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 왔으며, 특히 엑소스 시리즈를 중심으로 기업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씨게이트는 현재 차세대 기술인 열 보조 자기 기록(HAMR)을 기반으로 한 ‘모자이크(Mozaic) 플랫폼’을 통해 초고용량 HDD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2025회계연도 기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HAMR 기술은 디스크 표면을 레이저로 순간 가열해 자화 특성을 조절함으로써 기록 밀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수직 자기 기록(PMR)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드라이브당 저장 용량을 30테라바이트(TB) 이상으로 확장시켰다.

특히 모자이크 3+ 플랫폼은 플래터(디스크)당 3TB 이상을 저장할 수 있어, 동일한 공간에서 세 배 이상의 데이터 밀도를 제공한다. 씨게이트는 이를 기반으로 2026년에는 44TB급 드라이브, 2028년부터는 50TB급 이상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AI 모델 학습, 생성, 추론을 위한 대용량 데이터 저장 수요 폭증으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씨게이트는 이 흐름 속에서 HDD를 단순한 보조 저장장치가 아닌 AI 학습 데이터의 장기 저장 핵심 매체로 재정의했다.

AI 모델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텐서처리장치(TPU) 등 고성능 프로세서와 함께 막대한 양의 원시 데이터를 생성하며, 이러한 데이터는 하드드라이브에 장기 보존돼 재학습, 검증, 규제 준수에 사용된다.

씨게이트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온라인 저장 데이터(엑사바이트) 중 약 90%가 HDD에 저장되고 있다고 밝히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대비 테라바이트당 비용 효율이 6배, 전력 사용량이 4배 적고, 내재 탄소 배출량도 10배 낮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비용, 효율,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HDD는 AI 데이터센터의 최적화된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AI와 리치 미디어 확산으로 데이터는 더 이상 대형 클라우드에만 머물지 않는다. 소규모 엣지 데이터센터에서도 대규모 저장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씨게이트의 성장에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엣지 환경에서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모델 업데이트를 위해 데이터 복제, 보존 주기가 길어지고 있으며, 씨게이트는 이에 대응해 엑소스 M 시리즈를 포함한 고효율 니어라인 HDD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씨게이트는 12㎚ 컨트롤러와 7세대 스핀트로닉 리더(Spintronic Reader) 같은 자체 설계 부품을 통해 신호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개선했다. 이 기술은 AI 데이터센터의 워크로드 처리 효율을 높이며, 향후 GPU 서버 및 고성능 스토리지 노드와의 통합을 강화할 예정이다.

생성형 AI의 확산은 데이터의 생성, 복제, 보존 규모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씨게이트는 향후 몇 년간 이미지, 비디오, 음성 데이터의 양이 수백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AI 시대의 저장 변곡점”으로 정의한다. AI가 학습하고, 생성하고, 개선되는 모든 과정은 데이터 흐름 위에서 이뤄지며, 씨게이트의 HDD는 그 흐름을 장기적으로 보존하는 기반이 된다.

모자이크 3+ 기술이 적용된 씨게이트 엑소스 시리즈는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 세트, 체크포인트, 분석 결과를 모두 저장하며, 낮은 총소유비용(TCO·장비 구입부터 유지비까지 포함된 전체 비용)과 높은 전력 효율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SSD보다 6배 낮은 비용, 9배 효율적인 제조 구조, 그리고 10배 낮은 탄소 배출은 씨게이트의 스토리지를 단순한 저장장치가 아닌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 솔루션으로 만든다.

씨게이트는 향후 전략의 초점을 HAMR 기반 모자이크 3+ 플랫폼의 대량 양산과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맞추고 있다. 2025년에는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대상 출하를 확대하고, 2026년까지 모든 글로벌 CSP로의 공급 자격을 확보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6년 디스크 한 장에 4TB를 저장하는 기술을 완성하고 생산을 본격 확대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으며 2028년에는 한 드라이브에 50TB까지 저장 가능한 제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 외부 환경과 복합 클라우드 인프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씨게이트는 대용량 HDD 라인업을 강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TCO를 개선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AI, 미디어, 헬스케어 등 데이터 집약 산업을 주요 성장축으로 삼아 HDD 중심에서 AI 인프라 스토리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오래된 기술로 여겨지던 하드드라이브를 씨게이트는 최첨단으로 되살려냈다. 원자 단위의 초정밀 공정과 양자역학적 판독 기술, 그리고 지속 가능한 생산 체계를 결합해 AI 시대의 데이터 저장 패러다임을 새로 쓰고 있다. 이제 씨게이트는 더 이상 개인용 외장하드 브랜드가 아니라, AI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지탱하는 글로벌 스토리지 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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