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연결, 구리에서 광(光)으로

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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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자본 투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이어지면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병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는 구간에서는 자연스럽게 자금과 기업 투자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병목은 처음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칩에서 시작됐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시장 중심이 되자 기업들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 칩 확보에 나섰다. 이후에는 서버를 구동할 전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며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됐다. 최근에는 병목의 초점이 네트워크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네트워크에서 먼저 막히는 지점은 스위치다. 스위치는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서버와 서버를 연결하는 데이터센터의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AI 칩이 처리하는 데이터가 폭증했지만 연결 용량은 그대로여서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결 구조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핵심은 구리에서 광으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구리 기반 액티브 전기 케이블(AEC)에 의존해왔다. 짧은 거리에서는 비용 효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역폭이 커질수록 신호 손실과 품질 저하, 전력 소모와 발열 증가, 배선 복잡성 등 한계가 뚜렷해진다. AI 클러스터 통신 구조가 바뀌면서 더 빠르고 촘촘한 연결이 기본 조건이 된 점도 부담을 키운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에서도 확인된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은 네트워크 투자를 늘리고 있고, 엔비디아는 스위치에 광을 결합하는 공동포장광학(CPO) 전략을 구체화했다. 2025년부터 네트워크 매출을 별도 공시하기 시작한 점도 네트워크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반응도 뚜렷하다. 메타가 2030년까지 약 60억 달러 규모의 광섬유 케이블을 코닝에서 공급받겠다고 밝히자 코닝 주가는 하루에 16% 급등했다. 메타는 2028년까지 약 6,00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며, 일부는 광 기반 연결에 투입될 예정이다.

CPO는 스위치 칩과 광 모듈을 패키지 단계에서 함께 묶어 병목을 줄이는 방식이다. 단순히 광 케이블을 늘리는 것을 넘어 전력과 발열 문제까지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3월 GTC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CPO 기술을 공개했고, 브로드컴도 400G/Lane급 CPO 솔루션을 발표했다.

광 연결 확대는 부품, 패키징, 설계, 조립·테스트 등으로 가치사슬을 넓힌다. 단기 비용 부담은 있지만 대역폭 확장성, 신호 품질, 전력 효율 등을 종합한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광의 경쟁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연결 표준이 구리에서 광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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