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쏜 ‘750억달러 축포’… 오픈AI·앤스로픽도 ‘IPO 레이스’

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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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시총 2조달러 돌파
스타링크만 영업익 11.9억달러
로켓·AI, 수익화단계 멀었지만
시장선 미래 먹거리에 돈 몰려

앤스로픽·오픈AI도 상장되면
3개社 2000억달러 유입 전망
과도한 낙관에 우려 목소리도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 스페이스X(SPCX US)의 첫 출발은 화려했다. 공모가인 주당 135달러에서 출발한 주가는 첫날 19.3% 급등하며 160.95달러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만 750억 달러에 달한다.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거대한 증시 데뷔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그간 비상장사로서 매출과 이익 등 구체적인 재무 정보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이번 상장을 앞두고 제출한 증권신고서(S-1)를 통해 기업의 내부 실상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사업 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로켓 발사체 중심의 ‘우주항공’, 하늘에서 인터넷을 뿌리는 등 저궤도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그리고 올해 초 합병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그록(Grok)’이다. 저궤도 발사 비용을 낮춰 위성을 대량으로 띄우고, 통신 인프라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상호 보완적 구조다. 핵심 부품을 내재화해 수직 계열화를 이뤄낸 점도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가장 먼저 성과를 낸 분야는 로켓 발사 사업이다. 스페이스X는 발사체 회수 및 재사용 기술을 고도화하며 우주 수송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췄다. 과거 1㎏당 1만8500달러에 달했던 우주 화물 운송 비용은 현재 2700달러 수준으로 85%가량 급감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지난해에만 170회의 발사를 기록, 전 세계 우주 화물량의 80% 이상을 독점했다. 현재는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회사의 실질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는 스타링크다. 올해 3월 기준 지구 저궤도에 배치된 스타링크 위성은 9600여 기로, 전 세계 가입자는 1030만 명을 넘어섰다. 하늘에 떠 있는 위성 4개 중 3개가 스타링크 위성이다.

최근에는 통신 기지국 없이도 일반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도 개시했다. 올해 1분기 통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한 32억6000만 달러, 영업이익은 11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했다.

마지막은 AI다. 올해 초 머스크 CEO는 AI 회사 xAI를 스페이스X에 합병했다. 챗봇 그록과 SNS를 묶어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록의 AI 기능을 쓰는 사람은 약 1억1700만 명에 이른다.

다만 AI와 우주 사업은 아직 돈을 버는 단계는 아니다. 올 1분기 기준 AI 부문은 24억7000만 달러, 우주 부문은 6억6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전체로도 스타링크가 번 돈을 스타십과 AI라는 미래에 쏟아붓느라 적자를 본 셈이다. 즉 지금의 적자는 매출 축소가 아닌, 더 큰 시장을 먼저 차지하려고 일부러 미리 투자하면서 생긴 적자에 가깝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값비싼 반도체를 잔뜩 사들이는 투자 초기의 일환인 셈이다. 스페이스X가 앞으로 목표로 하는 시장 규모는 무려 28조5000억 달러로 관측된다. 우주와 통신, AI를 한 회사가 모두 다루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바로 이 점이 다른 우주 회사나 AI 회사와 다른 부분이다.

스페이스X의 공급망은 국내 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타링크 위성과 지상 단말기에는 글로벌 부품망이 얽혀 있으며,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 역시 향후 글로벌 우주·통신 공급망에 진입할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의 흥행은 올해 하반기 예고된 초대형 테크 기업들의 IPO 분위기를 가늠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는 앤스로픽과 오픈AI가 각각 지난 1일과 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투자 유치에서 앤스로픽은 9650억 달러, 오픈AI는 852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들 세 기업이 시장에서 흡수할 자금 규모만 20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미 증시 전체 IPO 조달액(450억 달러)을 압도하는 수치다. 그만큼 AI와 우주라는 미래 먹거리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신호다.

그간 일반 투자자들에게 차단되어 있던 미래 핵심 산업에 대한 직접 투자 문턱은 낮아졌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작은 실망감에도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다. 우주와 AI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미래의 낙관적 전망을 과도하게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좋은 기업이 반드시 좋은 주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화려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 해당 기업이 실제로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재무제표의 ‘숫자’를 차분히 따져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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