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수요의 근본적인 성격 변화도 독립 사업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AI 산업 초기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만드는 ‘학습’이 컴퓨팅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습 작업은 일회성 성격이 강해 모델 완성이 끝나면 해당 수요가 끊긴다. 반면 최근에는 완성된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추론’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금 조달 방식에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네비우스는 한 분기에만 57억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에 쏟아부었다. 통상 기업들은 이 정도 투자를 집행할 때 채권을 발행해 빚을 지거나 신주를 발행(유상증자)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킨다. 하지만 네비우스는 ‘고객 선수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분기 체결 계약의 약 70%가 선불 조건이며, 올해 유입될 선수금이 9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아직 확인할 부분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전력 확보 규모’를 곧바로 ‘당기 매출’로 오인하는 것이다. 네비우스는 연말까지 800메가와트(㎿)에서 1기가와트(GW) 수준의 전력을 인프라망에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력망이 연결되는 순간 즉시 매출이 찍히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센터 시운전을 거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반도체 서버를 설치·연결해 클러스터링을 완성한 뒤, 소프트웨어를 얹고 고객 데이터를 이전하는 데 수개월의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 또 올해 예상 매출은 30억~34억 달러인데 투자는 200억~250억 달러다. 버는 돈의 여섯 배 이상을 쏟아붓는 구조이므로, 수요가 조금만 흔들려도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또 네비우스와 데이터센터 소유자가 수익을 어떤 비율로 나누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설명하지만 구체적인 배분 조건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실제 이익 기여도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AI 수요가 지금의 기세를 유지하는지, 전기와 반도체가 제때 확보되는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확인된 사실만 놓고 보면, 이 회사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