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시장,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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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만이 단순한 체형 관리 문제가 아닌 당뇨, 심혈관질환, 암 등 다양한 질병과 직결된 만성질환으로 인식되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제약기업뿐 아니라 국내 제약사도 효능과 복약 편의성을 강화한 혁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67억 달러에서 연평균 48.4% 성장해 2028년에는 4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비만치료제는 GLP-1 계열의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Eli Lilly)의 ‘마운자로(젭바운드)’다. 비만치료제의 주요 목적은 식욕 조절과 지방 흡수 억제를 통해 체지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비만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지방간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수명 연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비만치료제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건강관리와 수명 연장이라는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참고로 GLP-1(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은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GLP-1 계열 약물은 체중 감소뿐 아니라 혈당 조절, 염증 완화, 심혈관 위험 감소 등 대사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비만치료제는 단순한 체형 변화 효과를 넘어 장기적인 삶의 질 향상과 노화 속도 완화로 이어져, 예방의학과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이슈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에서 비만치료제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며,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개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Saxenda)가 비만치료제 시장의 활로를 개척한 이후, 같은 GLP-1 계열인 위고비(Wegovy)가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시장 확장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가 감량 효과에서 한 단계 더 진보한 결과를 보여주며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고 있다. 마운자로는 지난 8월 20~21일 국내에 공식 출시되어 독점적 위치를 점해온 위고비의 시장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마운자로와 위고비, 두 제품 간 경쟁은 가격과 효능 면에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2.5mg(4주분)의 공급가가 약 28만원으로 책정됐다.


동일 조건에서 기존 위고비의 국내 공급가는 약 37만2,000원이다. 이를 의식한 노보노디스크가 지난 8월 14일, 용량별 차등가격제(용량에 따라 10~42%까지 인하) 도입을 발표하며 마운자로와 가격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만약 위고비가 최저 용량 가격에 최대 42%대의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면, 최저 용량 공급가는 약 22만원으로 마운자로(2.5mg, 28만원)보다 낮아진다.


이처럼 마운자로가 한국 시장 첫 출발선에서 저용량 제품을 저가에 공급하며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치자, 기존 독점 제품인 위고비도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결국 양사의 경쟁이 더 심화하면, 비만치료제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현황

국내에서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비만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 유사체 기반의 차세대 비만, 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은 본래 프랑스 사노피(Sanofi)에 당뇨병 치료제로 기술 이전했으나 권리 반환 후 비만치료제로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자사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통해 1회 투여로 최대 한 달간 약효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제약사들이 해결할 과제는 복용 방식의 다양화와 차별화를 통해 제품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이런 흐름에 부응해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먼저, 일동제약은 주사 대신 경구 복용이 가능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비펩타이드 저분자 GLP-1 작용제로, 주사제를 기피하는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 함께 임상 1상에 이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펩트론은 자체 기술인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스마트데포’ 기술을 통해 미국 일라이릴리와 함께 펩타이드 기반 신약 연구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대웅제약과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방식은 피부에 패치를 부착하면 미세침을 통해 약물이 체내로 전달된다. 유한양행은 약물 전달 기술 전문 업체인 인벤티지랩과 한 달 지속형 주사제와 경구용 제형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 제약사들의 비만치료제 개발 방향은 복용 방식의 혁신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특히 체중 감량뿐 아니라 건강 전반에 기여하는 기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이는 향후 해외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및 전망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및 전망을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B증권

비만치료제 예시

‘비만치료’의 예시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자료: 일라이릴리, KB증권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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