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번 협약으로 현재 엔비디아가 구축한 AI 칩 시장의 압도적 독점 지속 구조가 흔들리게 됐다. 물론 엔비디아가 구축한 개발자 생태계와 네트워크 효과가 워낙 견고해 수요자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당분간은 지금의 구도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AI 칩 공급 병목현상은 전방 산업과 관련 인프라 부족과도 연계되어 있어, 경쟁사 다변화만으로 공급량을 쉽게 늘리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를 비롯한 AI 칩 수요자는 엔비디아 칩의 높은 가격과 공급 지연에 불만을 제기해왔으며, 미국 정치권에서도 우려를 표명하며 반독점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약 AMD가 MI450 등 최신 제품을 일정에 맞춰 공급하고 성능과 호환성도 입증한다면, CPU 시장에서 인텔의 독주를 저지했듯 AI 칩에서도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를 깨고 2강 체제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이런 변화가 AI 밸류체인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AI 칩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고, 공급량 증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대세가 된 에이전틱 AI는 추론과 다중 네트워킹으로 기존 생성형 AI 대비 5~10배의 연산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상용화가 임박한 (완전)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운영에 필수적인 피지컬 AI는 3차원의 현실 세계를 표현할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데 막대한 연산 자원 이 요구된다.
따라서 폭증하는 연산 요구량에 의해 증가하는 AI 칩 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이 원활하다면, 칩 제조업체와 유관 기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그와 함께 AI 모델의 성능이 개선되어 이용 수요가 증대한다면 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업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AI 밸류체인에 속한 대표 기업의 투자 전망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다.
국내 증시도 HBM 공급 물량 증대에 따른 반도체 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 이미 엔비디아의 발주로 당분간 추가 수주가 어려울 만큼 매출이 증가한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도 이번 오픈AI와의 협약으로 HBM4의 안정적 공급 라인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에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유관 기업의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따라서 주식투자 시, AI 밸류체인에 속한 국내외 대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충분히 편입하는 전략이 여전히 합리적이고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종목들이 지난해부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만큼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최근 2~3개월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나 환율 이슈 등 대외 변수가 불거질 경우 차익 실현 심리와 맞물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니 이를 감안한 투자 대응을 권유한다. 예를 들어 신규 진입 시 무리한 추격매수보다는 분할매수를 통한 점진적 비중 확대가 변동성 위험에 심리적으로 대응하기 용이하다.
그리고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점을 감안해 일반&장기 투자자라면 직접투자보다 펀드나 ETF를 통한 간접투자가 성공 확률을 높이는 효과적 대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