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도 텍스트는 여전히 강력해요.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MZ세대는 이제 ‘읽고 쓰는 행위’에서 새로운 감성과 취향을 발견하고 있어요. 책을 읽는 모습이 힙해지고, 손 글씨로 나를 표현하는 게 유행이 되는 시대, ‘텍스트힙’과 ‘라이팅힙’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서울국제도서전도 큰 인기를 끌었어요. 서울국제도서전의 인기 이유는 무엇이고, 라이팅힙이 독서와 글쓰기,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볼게요.
목차
디지털 시대에도 텍스트는 여전히 강력해요.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MZ세대는 이제 ‘읽고 쓰는 행위’에서 새로운 감성과 취향을 발견하고 있어요. 책을 읽는 모습이 힙해지고, 손 글씨로 나를 표현하는 게 유행이 되는 시대, ‘텍스트힙’과 ‘라이팅힙’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서울국제도서전도 큰 인기를 끌었어요. 서울국제도서전의 인기 이유는 무엇이고, 라이팅힙이 독서와 글쓰기,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볼게요.
Writer 최수하 작가 ✍️
트렌드 분석가이자 브랜드 전략가로, MZ세대의 소비 문화를 깊이 있게 탐구해 왔습니다. 『팬시, 취향을 삽니다 – MZ세대의 프리미엄 소비』의 저자로,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감성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어요.
독서와 2030, 새로운 소비의 패턴
MZ세대의 ‘힙함’으로 자리 잡은 텍스트힙이란?
요즘 MZ세대는 책 읽는 모습을 하나의 '힙한 감성'으로 소비하고 있어요. SNS에 책 읽는 모습과 책장을 꾸민 사진을 올리거나, 좋아하는 연필이나 북커버 등의 사용 후기를 공유하고, 좋아하는 책 구절을 쓴 인증샷을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요. ‘읽는 모습’ 자체가 힙하다는 새로운 정의를 만들어낸 거죠. 이게 바로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예요.
전시와 경험 중심으로의 트렌드 변화
서울국제도서전, 인벤타리오의 인기 이유는?
텍스트힙 덕분에 서울국제도서전, 서울문구페어 등 오프라인 행사의 인기도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 작년 11월에는 서울문구페어가 열렸고, 지난 4월에는 29CM와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가 공동으로 기획한 문구페어 ‘인벤타리오(INVENTARIO)’가 개최됐어요. 6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했죠.
특히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한 반응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어요. 입장권은 얼리버드 단계에서 매진됐고, 현장에서는 표를 구할 수조차 없었죠. 도서전이 진행되는 5일 동안 약 15만 명이 방문할 정도였어요.
서울국제도서전이 인기가 많아진 이유는 텍스트힙 트렌드와 맞물려,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과 굿즈숍 운영, 작가 사인회, 유명 인사를 초청한 북토크 등으로 구성되어 참여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 박찬욱 감독, 과학 유튜버 ‘궤도’와 이세돌 전 프로바둑기사,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참여한 북토크와 세미나는 정원을 금방 채울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어요. 인기 작가나 유명 인사들과 인증샷을 찍는 것이 도서전을 찾는 또 다른 매력이 된 거예요.
도서전과 같은 텍스트 행사에는 책만 보러 오지 않아요. 북커버, 독서대 등 독서템과 키링 등 출판사가 만든 한정 굿즈를 사고,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소비하러 오죠. 즉 책과 문구 등이 하나의 ‘텍스트 경험’으로 소비되고 있는 거예요.
책은 단순한 독서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가 됐어요. SNS에서 책 구절을 공유하거나, 문장 필사, 독서 브이로그를 만드는 모습에서 그 흐름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미지와 짧은 영상을 즐기던 1020세대가 최근에는 블로그, 스레드 등 텍스트 중심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요.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보다 ‘깊이 있는 글’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거죠. 바로 ‘텍스트’를 통해 내 일상을 기록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취향을 표현하고 있는 거예요.
아날로그의 필사가 힙함으로 자리 잡은 이유
라이팅힙이란?
‘텍스트힙’의 문화적 현상이 최근 ‘라이팅힙’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어요. 라이팅힙이란 글쓰기(Writing)와 힙(Hip)이 결합된 신조어로 쓰는 사람을 힙하게 여기는 현상이에요. MZ세대의 텍스트에 대한 관심이 읽는 것에서 쓰는 것으로 영역이 확장되면서, 힙한 대상이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넓어졌어요.
이는 텍스트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직접 창작하고자 하는 욕망이 반영된 거예요. 브런치나 블로그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종이 다이어리에 손 글씨로 일상을 기록하고, 글쓰기 클래스를 듣는 MZ세대들이 점점 많아졌어요. 손 글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필사 관련 책과 문구류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요.
필사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서점 내 필사 전용 공간이 생기고 있어요. 만년필, 타자기 등 필사 도구도 인기를 끌고 있고요. 실제로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에서는 필사 관련 문구류 거래액이 전년 대비 75% 이상 증가했어요. 책의 문구를 따라 쓰는 필사에 대한 관심이 최근 증가하면서 인스타그램에 필사 관련 게시물은 70만 건이 넘고요.
텍스트 쓰기의 열풍은 자연스럽게 연필, 수첩, 책갈피 등 문구용품에 대한 소비를 자극했어요. 성수동, 연남동, 서순라길을 중심으로 ‘쓰기’와 관련한 아날로그 감성의 오프라인 문구 편집숍이 생겨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문구투어’를 즐기는 문화까지 생겨났어요.
펜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 문구 편집숍, 빈티지 연필 편집숍 등도 인기를 끌고 있죠.
라이팅힙의 인기 이유
라이팅힙, 텍스트가 조명받는 이유는?
첫째, MZ세대는 자기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만의 손 글씨체, 내가 좋아하는 문장 수집 기록은 그들의 ‘독창적 취향’을 드러내기에 좋은 방법이에요. 필사할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손 글씨는 사람마다 다르고, 똑같은 책을 읽더라도 간직하고 싶은 문장도 다르죠. ‘쓰기’라는 개인화된 경험과 ‘글씨체’라는 세분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MZ세대가 더욱 빠져들게 되는 거예요.
둘째, 미디어 환경 측면에서 봤을 때, 디지털 피로감이 커진 시대에 종이와 손 글씨 같은 아날로그 매체는 신선하게 느껴져요.
최근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되면서, 아날로그는 비주류로 밀려나는 듯했죠. 그러나, 책이나 글쓰기는 ‘속도’를 줄이고 ‘깊이’를 주는 도구로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핸드폰이나 태블릿에 전자펜이나 키보드로 쓰는 것이 아닌, 손으로 종이에 직접 쓰는 행위 자체가 디지털 디톡스의 형태로 나타나는 거예요.
셋째, 글을 쓰고, 나만의 기록을 남기는 일은 명상처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요. 필사는 문장을 외울 정도로 깊이 이해하며 정성스럽게 적는 행위예요. 이를 통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되새김질을 통해 나에게 주문하듯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심는 과정이죠.
이처럼 젊은 층이 텍스트와 라이팅힙에 열광하는 데는 여러 가지 사회적 환경, 요즘 세대의 특성, SNS 인증 문화를 통한 빠른 확산, 아날로그 감성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등 다양한 원인이 있어요
쓰는 것의 가치, 이제 새로운 문화로
라이팅힙, 앞으로도 인기일까?
초기에 서점과 출판 업계에서 활용했던 텍스트힙 트렌드가 이제 호텔, 패션 브랜드 등에서 활용하기 시작했듯이, 라이팅힙 트렌드는 꾸준히 진화하면서, 더 많은 콘텐츠와 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요.
그렇다면 기업은 이러한 트렌드를 어떻게 활용해 볼 수 있을까요?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한 경험 마케팅을 강화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필사 챌린지나 손 글씨 인증 이벤트처럼 커뮤니티 기반의 고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할 수 있겠죠. 단, 단순히 아날로그적 감성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스토리와 연결하는 게 중요해요.
앞으로 라이팅힙 트렌드와 함께 오프라인 공간의 가치는 더 커질 거예요. 팝업스토어가 이미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핵심 접점이 되었듯이, 고객들은 이제 종이, 손 글씨처럼 물성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 직접 만지고 보면서 나의 취향을 탐색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에 더 많이 모일 거예요.
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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