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불모지에서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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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한 장면이다.

K-뮤지컬, 시작과 성장의 기록

한국 창작 뮤지컬의 교과서 같은 '지하철 1호선'의 포스터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포스터 사진이다.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건 1990년대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국내에 소개되면서부터다. 그 시작은 1994년 첫 내한 공연을 펼친 <캣츠>였다. 당시 공연 장소였던 예술의전당에는 회전무대가 없어 일부 장면이 생략되었고, 기술적 문제로 라이브 밴드 대신 테이프 반주를 사용해야 했다.


이런 우여곡절에도 관객 20만 명을 동원했고,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레 미제라블> 등 해외 유명 작품이 국내 무대에 꾸준히 올랐다.


1990년대 들어 대학로를 중심으로 소극장 뮤지컬이 등장했다. 그중 1994년 막을 올린 <지하철 1호선>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교과서 같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극단 학전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김민기 감독이 독일의 뮤지컬 <Linie 1>을 한국 정서에 맞게 번안·각색한 <지하철 1호선>은 2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4,200회가 넘는 공연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대학로 공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원작자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아 저작권료를 내지 않게 된 일화와 함께 황정민, 조승우, 설경구, 김윤석 등 현재 영화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배우를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5년에는 뮤지컬 <명성황후>가 큰 성공을 거두며 소극장 중심의 대학로 뮤지컬과 더불어 본격적인 대형 창작 뮤지컬 시장의 문을 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지킬앤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아이다>, <위키드>, <라이온 킹> 같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4년 <지킬앤하이드>의 성공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단순한 흥행을 넘어 뮤지컬의 대중화와 상업화, 스타 시스템 확립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와 연기력을 겸비한 영화배우 조승우의 캐스팅은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이는 뮤지컬 배우의 대중적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고, 티케팅 전쟁과 회전문 관람, 팬덤 문화 형성 등 뮤지컬 시장의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2010년대에도 수많은 창작 뮤지컬이 제작되어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광화문 연가>, <프랑켄슈타인>, <팬레터>, <마타하리>, <벤허>, <웃는 남자>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라이선스 뮤지컬과 균형을 이루며 꾸준히 성장했다.


또 이 시기 국내 작품의 해외 진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2010년대 초반 약 1,500억원 규모에 불과하던 뮤지컬 시장은 후반에 4,000억원 이상으로 크게 성장했다. 오늘날 K-뮤지컬은 독창적 콘텐츠와 수준 높은 무대로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으며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뮤지컬 종류

내한 공연

해외 오리지널 제작 팀과 배우가 직접 한국에 와서 공연하는 작품.


라이선스 공연

국내 제작사가 해외 작품의 라이선스를 구매한 후 자체 제작한 작품.


창작 공연

기획, 대본, 음악, 연출, 무대 등 모두 국내 제작진에 의해 새롭게 만든 작품.

K-뮤지컬의 자부심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의 한 장면이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로는 단연 <명성황후>를 꼽을 수 있다. 조선의 마지막 왕비인 명성황후의 삶과 죽음을 주제로 삼아,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기념비적 작품이다. 뛰어난 음악과 무대 연출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하며 대한민국 뮤지컬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명성황후>의 성공은 창작 뮤지컬의 예술적 깊이와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이뤘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1995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올해 30주년을 맞아 얼마 전 기념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탄생한 뮤지컬 <영웅>도 빼놓을 수 없다. 서른 살의 청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까지 마지막 1년을 집중 조명한 작품으로, 역사적 고증과 극적 상상력이 조화를 이룬다. 또 ‘누가 죄인인가’, ‘그날을 기약하며’ 등 몰입도를 높이는 음악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어우러져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명성황후>와 함께 한국 뮤지컬이 해외 라이선스 작품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졌음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뮤지컬 <빨래>는 대학로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성공 신화로 꼽힌다. 평범한 이들의 삶과 꿈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위로를 그린 이 작품은 ‘제2의 지하철 1호선’이라고도 불린다.


서울 달동네를 배경으로 소시민의 애환과 희망을 ‘빨래’라는 행위에 비유하며 따듯하게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대형 뮤지컬처럼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서정적인 음악으로 수많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며 대학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이다.

'브로드웨이' 거리의 사진이다.

지난 6월, 대한민국 뮤지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제78회 ‘토니어워즈(Tony Awards)’ 시상식에서 무려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토니어워즈’는 미국 연극·뮤지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린다.


쟁쟁한 브로드웨이 공연들 사이에서 무려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어쩌면 해피엔딩>은 마침내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까지 6관왕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토니어워즈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차가운 로봇이 펼치는 따듯한 사랑 이야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의 순수함, 그리고 쓸모를 다한 로봇에 빗댄 현대인의 모습이 공감을 일으키며 국내 초연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신선한 소재와 감동적인 스토리,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도 빛을 발했다. 특히 원작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과 제주 등 한국의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고, 무대 곳곳에 한글이 등장하는 등 작품 속에 한국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우리나라의 정서와 문화가 이국적 매력을 더하는 동시에 모두가 공감할 만한 보편적 감정을 담아내며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로써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창작자 박천휴 작가와 미국인 작곡가 윌 애런슨(Will Aronson)은 일명 ‘윌휴 콤비’로 불린다. 윌 애런슨의 아름다운 선율과 박천휴 작가의 서정적인 가사가 어우러진 작품으로는 <번지점프를 하다>, <일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 등이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올해 1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다.


공연은 10월 30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초연 멤버이자 ‘레전드 페어’로 꼽히는 전미도-정문성 커플의 조합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추천 뮤지컬

<관부연락선>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마지막 밤을 모티프로 한 창작 뮤지컬로 윤심덕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1926년 8월 4일 새벽,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관부연락선에서 연인과 함께 바다에 몸을 던진 윤심덕. 이때 밀항 중이던 독립운동가 홍석주에 의해 구조되어 목숨을 건지는데….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윤심덕과 홍석주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되찾는 과정을 따듯하게 그린다.


일시 10월 12일까지
장소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2관

문의 02-3674-7897


<빨래>


서울의 작은 동네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일상과 꿈,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제2의 지하철 1호선’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강원도 아가씨 나영과 몽골 청년 솔롱고의 만남과 사랑을 중심으로 주변 이웃의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상을 그려낸다. 이처럼 이 작품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듯한 감동을 전하며 깊은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일시 9월 21일까지

장소 NOL 유니플렉스 2관

문의 02-766-2115

'관부연락선'의 포스터 사진이다.

뮤지컬 '빨래'의 포스터 사진이다.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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