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반도체주의 최근 동향 진단 및 향후 전망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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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이 모니터를 보고 의견을 나누고있다.

2022년 11월 30일, 오픈AI의 챗GPT 베타 버전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AI 열풍이 세계를 휩쓸었다. 정보 검색은 물론, 창작까지 가능한 생성형 AI의 유용성이 부각되면서 많은 빅테크 업체가 자체 AI 개발과 업그레이드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더불어 AI형 반도체 수요가 폭발함에 따라 글로벌 IT·반도체주의 가격은 고공 행진했다.

그런데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을 수밖에 없는 법. IT·반도체주는 2024년 7월 10일 고점 이후 8월 9일까지 나스닥100 지수가 -13.6%,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25%를 기록하며 큰폭의 조정을 기록했다. 이후 불안심리가 진정되며 8월 16일 기준으로 나스닥100 지수는 9.2%,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16.8% 저점 대비 급반등했다.

이처럼 가격 변동성이 클 때는 투자자의 불안감과 기대감도 커지는 만큼 심리적 편견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투자의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 IT·반도체주의 최근 조정 원인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그리고 향후 방향성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조정 원인은 전방산업의 과도한 설비 투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

최근 2년간 흐름을 살펴보면 반도체·빅테크 주가 조정은 2023년 8~10월과 2024년 4월에도 이미 나타났다. 2023년 8~10월은 당해 반도체의 매출 실적 감소가 전망됨에 따른 불안 심리가 주가를 끌어내렸고, 2024년 4월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위축이 주가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에 나타난 조정은 트럼프 지지율 상승에 따른 대중국 수출 타격 우려, 엔고 전환에 따른 유동성 위축 등 다양한 요인이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여러 요인 중에서도 최근 빅테크의 AI 관련 자본적지출(CAPEX) 투입 증가에 따른 채산성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8월 1일 발표한 메타의 2분기 자본적지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AI를 활용한 빅테크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향후 수익 대비 비용 지출이 과도하다는 것이 분명해지면 지출 집행을 줄일 것이고, 이는 반도체 재고 급증→산업 침체→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

그러나 현재 AI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알파벳, 애플,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포털 검색, 클라우드 컴퓨팅,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AI를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가 핵심 역량 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의 AI 인프라(반도체등) 수요는 채산성 여부가 아니라 경쟁에서의 생존 측면에서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특히 생성형 AI는 성능 개선을 위한 학습량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이를 위한 대용량 정보 처리에 특화된 AI 인프라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 보안상의 이유로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관리하려는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트렌드를 고려하면 그 수요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사분석업체 마켓와치는 2023년부터 2029년까지 AI 서버 출하량이 연평균 26.5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시장 규모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점점 커저감을 보이는 그래프이다.

단위: 10억 달러 / 출처: Bloomberg Intelligence, Stanford, AI index Report 2024

AI 서버 출하량 증가 예측

'AI 서버 출하량'이 증가됨을 예측하는 그래프이다.

단위: 10억 달러 / 출처: Market Watch(2024년 3월 25일)

여기에 팬데믹 직후 급증한 기존 모바일 디바이스의 교체 수요 시기가 다가오는 점도 반도체 수요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요인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 발전과 신형 모델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통상 2~4년 주기의 사이클을 형성하는 만큼 국내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대형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에 육박하는 점을 부담 요인으로 지목 하지만, 30~40%에 달하는 향후 12개월 이익성장률 전망치가 부담을 상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고용시장 둔화와 소비자물가 하향 안정화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더욱 커진 점도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추는 긍정적 요인이다.

글로벌 IT·반도체 기업 성과 추이

'글로벌 IT·반도체' 기업의 성과 추이를 비교하는 표이다.

출처: Bloomberg Consensus(2024년 7월 12일)

단기 조정 및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전망 유지

다만 올해는 미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함에 따라 그동안 달러 대비 하락한 엔화 가치가 상승 반전하면서 국제 유동성이 다소 위축되기도 했다. 보호무역 기조가 뚜렷한 트럼프가 당선되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수출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또한 중립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의 정책 방향 중 기준금리 인하, 재정 확대, 그리고 대규모 감세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과 반도체 제조업체에 유리한 요인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중심의 글로벌 IT·반도체 주가는 단기적으로 기간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업황과 기업 이익에 대한 전망이 양호한 만큼 재차 회복과 상승세 복귀를 전망한다.

KB국민은행은 2024년 8월 ‘온국민 투자가이드’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미국 성장주 전반에 대해 장기 성장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하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단, 확대 강도는 낮춤).

다만, 장기적으로 기술주 섹터의 개별 기업 리스크가 큰 점을 감안할 때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생업에 바쁜 비전문가라면 개별 주식이 아닌 펀드나 ETF처럼 인덱스(지수) 중심의 간접투자로 접근할 것을 권유한다.

형형색색의 '반도체 칩'을 촬영한 사진이다.

곽재혁

KB 자산관리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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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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