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에 대한 긍정적 기대

2025.03.31

읽는시간 4

0

유로화(Euro)의 강세, 달러화(USD)를 끌어내리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유로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유로/달러 환율(EUR/USD)은 2월 10일 1.03달러에서 거래되었으나, 3월 중순 현재 1.09달러를 상회하며 5.8% 상승했다. 유로화의 이런 강세는 미 달러화의 약세로 이어졌다. 달러화 지수(DXY Index)는 2월 중순 108pt를 상회했으나, 최근에는 103pt로 하락해 하락 폭은 4.6%를 기록했다.

또 달러화의 약세는 비달러 통화의 강세로 이어지는데, 달러화 지수를 구성하는 일본 엔화(JPY)와 영국 파운드화(GBP) 등이 달러 대비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달러 환율은 1.24달러에서 1.30달러로 5.1% 상승했으며, 스웨덴 크로나 통화(SEK)나 동유럽의 헝가리 포린트 (HUF), 폴란드의 즈워티(PLN) 등도 달러 대비 5% 이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유로화 강세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는 지난 2월 초에 불거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다.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공약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2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종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재로 러-우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동유럽과 유럽 전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소식이 통화 강세로 이어졌다.

둘째는 독일의 변화다. 독일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대표 국가다. 지난 2월 23일 치른 독일 연방하원 총선에서 예상대로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의 연합이 제1당 을 유지했으나, 지지율은 28.5%로 저조했다. 예정대로 기민당의 총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차기 총리로 임명되었다.

메르츠 총리는 3월 5일, 독일 정부의 대규모 재정부양을 발표했고, 이 소식은 독일 국채금리인 분트금리의 급등을 불러와 유로화 강세를 부추겼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금리가 하락했다. 러-우 종전 기대와 독일의 재정부양 발표에 힘입어 유로존 금리가 올라가면서 미국과 유로존(독일)의 금리차 축소가 유로화 강세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독일 분트금리의 급등과 유로화의 초강세

24년 3월 부터 25년 3월 까지 '독일' 분트 10년물 금리와 '유로/달러 환율' 추이를 그래프로 정리했다.

독일의 변화는 유로존 경제에 긍정적, 유로화 전망 상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또는 휴전 소식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무엇보다 독일정부의 대규모 재정 부양조치는 유로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는 상승세를 보이며 유로화 강세가 이어졌고, 이는 달러화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고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를 경험하면서 유로화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22년 9월에는 1.0달러를 하회해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의 주요 배경은 반쪽짜리 통합이었기 때문이다. 경제와 통화는 통합되었지만, 재정은 통합되지 않았다.

북유럽 국가는 제조업 비중이 높았고, 남유럽 국가는 서비스업 비중이 높았다. 따라서, 북유럽 국가는 재정에 대해 강도 높은 규율을 설정했고, 부채가 많은 남유럽 국가는 적자가 누적되고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도 제약을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2020년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강도 높은 ‘재정 준칙(Fiscal Rule)’을 완화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렸고, 2023년 독일과 프랑스는 재정 준칙 완화에 합의했다. 2024년 유로 회의에서 이 제안이 통과되었고, 2025년 독일이 가장 먼저 대규모 재정부양을 발표한 것이다.

유로존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크고, 재정지출에 보수적인 독일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는 유로존 경제가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여전히 남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재정적자와 정부부채가 누적되어 있어 경기부양에 쉽게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독일에서 연간 500억 유로(독일 GDP의 1.1%)를 지출하고, 각국의 재정 부양에 숨통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재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시장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에서는 유로화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독일의 재정 부양책이 자국의 잠재성장률을 개선하고, 이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되기 때문이다. 유로/달러 환율이 단기에 급등했으나, 유로화의 변화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유로화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

주요 투자은행(IB)의 유로/달러 환율 수정 전망

주요 투자은행의 '유로/달러 환율' 수정 전망을 기간별 기준으로 표로 정리했다.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이코노미스트

매일, 매주, 매월, 분기별 환율 정보와 함께 국제외환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합니다.

문정희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