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2024년...지 질문

2024년 금융시장에 대한 3가지 질문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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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 2, 4가 적혀있는 블록들 위로 돋보기를 비스듬히 기대어 놓았다. 돋보기 렌즈 안에는 위를 향하는 화살표와 막대 그래프가 보인다.

2023년도 어느새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의 금융시장을 되돌아보면 많은 불확실성이 발생하면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고금리의 장기화’를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을 수 있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통화 긴축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대형 기술주가 긍정적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핵심 물가지표(Core Inflation)와 미국의 견조한 경기 상황으로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이어질 가능성이 부각됐다.

 

게다가 국제 유가의 상승 기조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함께 고조되면서 미 국채금리가 한때 5%를 상회하는 등 금융시장의 부담을 더 가중시켰다.


다가오는 2024년에도 고금리의 여파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로 인해 경제는 둔화하고, 기업의 수익성은 약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계 역시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부담이 커질 것이다.

 

또 올해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국 부동산 디폴트 리스크 같은 다양한 돌발 변수가 2024년에도 언제 어디서든 갑작스레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의 다양한 변수를 미리 예측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현재 예상 가능한 다음 질문 3가지를 통해 2024년의 주요 이슈와 향후 전망을 미리 살펴본다.

첫 번째 질문: 연준은 언제 금리를 인하할까?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위원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plot)가 공개되었는데, 2024년 금리 전망의 중간값을 5.1%로 발표했다.

 

이는 2024년에도 5%를 상회하는 정책 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로 선회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우선 연준이 강조하는 물가 안정과 더불어 경기 지표가 충분히 나빠져야 한다.


물가 전망부터 살펴보면, 2024년에는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로 에너지 가격의 불안이 여전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계속 둔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발표한 10월 미국 CPI는 +3.2%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 +3.3%와 전월치 +3.7%를 모두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도 +4.0%를 기록하면서 예상치와 전월치 +4.1%를 모두 하회했다.

 

이는 세부 항목 중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의 둔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화는 연준의 추가 긴축필요성을 낮추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실물경제는 누적된 긴축 여파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먼저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미국의 민간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소비는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였는데,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지면서 충분한 소비 여력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고용지표 둔화와 가계 저축 감소로 소비 둔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울러 지난 팬데믹 시기에 3년간 유예된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는 점도 소비 심리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전망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023년 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시장은 물가가 연준의 정책 목표인 2% 수준에 근접하고, 경기 둔화가 보다 가시화하는 내년 2분기(6월 FOMC)경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Fed Watch, 2023년 11월 기준).

두 번째 질문: 대형 기술주의 성장성은 유지될 것인가?

대형 기술주는 팬데믹 이후 급격히 성장하면서 장기간 강세를 주도해왔다. 올해도 빅테크 7종목(Magnificent 7,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애플∙엔비디아∙아마존∙메타∙테슬라)이 강세를 보였는데, 연초 이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와 인공지능(AI) 시장의 빠른 성장이 맞물리면서 대형 기술주에 유리한 투자 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연준의 통화 긴축이 장기화할 가능성과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국채금리가 한때 5%를 상회했고, 이는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의 조정으로 이어졌다. 또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테슬라와 애플 등 일부 대형 기술주의 실적 가이던스도 하향 조정됐다.


그렇다면 2024년에도 대형 기술주의 성장성은 유지될 수 있을까? 우선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 사이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해 인공지능 분야가 테크 산업 내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떠올랐다.

 

주요 기업이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반도체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물론 인공지능 성장의 수혜를 받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고평가 논란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분야가 현재는 기업이 주도하는 B2B 사이클에서 향후 과도기를 거쳐 B2C 사이클로 확장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가치주 대비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 있지만,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실적과 성장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일부 대형 기술주는 실적에 대해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소비재 비중이 높은 기업인 테슬라와 애플은 소비 부진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른 기술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차별화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성장 수혜가 기대되거나 B2B 투자 사이클의 중심에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세 번째 질문: 미국 대선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24년 11월 5일에는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진다. 미국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데, 미국의 대선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는 당선되는 후보자의 공약과 정책에 따라 수혜를 보는 산업과 기업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화당은 지난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권에 도전할 것이 유력시된다.

 

현재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현 대통령을 조금 앞서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오랜 시간 이어지고, 물가가 급등한 점이 바이든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주원인이다.


현재 양당의 정책과 공약을 살펴보면, 공화당은 신재생 에너지를 중시하는 민주당과 달리 전통 에너지 개발을 장려할 것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에너지 가격 인하를 위해 전통 에너지의 인프라도 재구축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약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민주당은 전기차 구매자에게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전기차 기업에 우호적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화당의 공약은 전기차에 대한 세금 부과를 예고하는 등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한편,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공들이는 산업도 존재한다. 인프라 투자와 첨단기술, 항공우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인프라와 관련해서 공화당은 미국 연방정부가 소유한 토지를 활용해서 최대 10개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기존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성장성이 높은 첨단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양당 모두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특히 항공 모빌리티(Air Mobility) 기술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미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첨단기술에 대한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견제도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양당 모두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2024년도 주식시장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벤트 중 하나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각 정당의 정책과 산업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잘 파악해, 대선 이후 나타날 금융시장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박스 앞에 미국 국기가 그려져있고 그 아래로 VOTE가 써져있다. 미국의 투표함으로 보인다.

최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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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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