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둘째 주(8월 7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지방도 전주 대비 0.02% 떨어졌다. 서울은 전주에 이어 보합세를 이어갔고, 경기도는 3주째 0.01%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들 통계만 보고 주택 시장을 해석하면 서로 다를 수 있다. 경기도만 본다면 아파트값은 바닥을 지났다(강보합세)고 할 수 있다. 서울은 바닥을 지나고 있고(보합세), 전국이나 지방은 바닥을 다지는 양상(약보합)이다.
아파트 시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아파트 외에 다세대, 연립, 단독이 포함되는 주택 가격(종합)은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세 사기, 빌라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세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 달보다 0.19% 하락했다. 주택 가격으로 본다면 앞으로 집값이 바닥을 찍으려면 시간이 제법 소요될 것이다.
반면 선행지수나 심리지수는 호조세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 올랐고 상승 폭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 심리 지표 역시 개선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7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달보다 2%p 오른 102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 전망 CSI가 100을 웃돈다는 것은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반대 경우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여러 지표 가운데 어느 것을 보고 시장을 진단할 것인가. 어느 지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주택 시장 해석은 제각각일 수 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마다 각자 다른 지표를 보고 시장 흐름을 얘기할 수 있어서다.
실수요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내 집 마련 대상으로 아파트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여러 지표 중 아파트로 한정해서 보는 것도 괜찮다. 논문을 쓸 때 많이 얘기하는 ‘조작적 정의’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작적 정의는 일반적인 정의와 달리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해 정의를 내린 것이다. 그래야 시장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