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연희'가 알려주는 서점 창업 노하우

독립서점_'책방 연희' 대표 구선아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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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터뷰 미리보기

  • 책방 연희는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책이 담은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공간이에요. 
  • 광고 회사에서 쌓은 기획 경험으로 책방 연희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객을 사로잡고 있어요. 
  • 단독 에디션 제작, 기업 협업 등 수익 흐름을 다각화했어요. 

책방 연희의 시작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서점 창업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책방 연희를 운영하며 작가로도 활동하는 구선아입니다. 2017년 1월을 시작으로, 8년째 책방 연희를 운영하고 있어요.

'책방 연희'의 구선아 대표 모습. 턱을 괴고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다. 해당 콘텐츠에서 서점 창업 노하우를 전한다.

'책방 연희' 대표 구선아

Q. 서점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나만의 공간과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LG그룹 광고대행사에서 약 9년간 기획 업무를 담당했어요.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그 콘텐츠가 온전히 제 것이라고 느끼지는 못했죠. 그래서 항상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어요.

그런 갈망이 커지며 자연스럽게 『여행자의 동네서점』이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이 책은 더 많은 사람들과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만든 동네서점 여행 가이드북이에요. 그런데 책을 출간하고 나니, 그동안 느꼈던 갈증이 해소되는 게 아니라 나만의 공간과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더욱 커지더라고요. 이를 계기로 책방 연희라는 공간을 만들게 되었어요.

책방 연희 인기 비결은?

고객이 일부러 찾아오는 서점
비결은 확실한 콘셉트

Q. 서점 창업 후 고객 관심을 어떻게 끌 수 있었나요?

A. 책방 연희가 고객 관심을 얻는 데에는 아래 3가지가 도움이 되었어요.

 

  1. 인스타그램 활용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급증하던 2017년 당시, 책방 연희도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서점을 홍보했어요. 단순히 서점의 존재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콘셉트를 정해 고객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인기 있는 책을 소개할 때도 있었고, 매력적인 표지를 가진 책을 선정하기도 했어요.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을 인생 책 추천도 하며 관심을 유도했죠. 또한 매 시기마다 화제가 되는 책을 메인으로 배치해서 고객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었어요.

  2. 네이버 메인 노출
    네이버 메인에 ‘동네 서점’과 ‘독립 출판물’을 주제로 책방 연희가 노출된 적이 있어요.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에 책방 연희가 노출되면서, 고객의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온라인 주문량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한 고객들이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하는 사례도 생겼어요. 

  3. 광고 회사에서 쌓은 경험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광고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맡았던 경험이 있어요. 그 덕분에 서점 창업 동시에 전시, 모임, 북토크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할 수 있었어요. 단지 책만 판매했다면, 입소문을 타기 어려웠겠지만, 책방 연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SNS에 알려지면서 주목받을 기회가 늘어났어요. 대형 출판사에서 유명 작가의 북토크 제안도 받았고, 방송에 책방 연희가 여러 번 소개되는 등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었죠.

서점 창업 팁을 전하는 책방 연희의 구선아 대표가 김동식 작가와 북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구선아 대표가 책을 읽고 있고 김동식 작가가 옆에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동식 작가 북토크 - 구선아 대표, 김동식 작가

문주희 글월디렉터와 백승연 소설가가 북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두 사람은 무대에 앉아있고 무대 아래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다.

편지가게 글월 북토크 - 문주희 글월디렉터, 백승연 소설가

우리 매장 주요 고객층
확실하게 공략하기

Q. 책방 연희는 홍대점과 광화문점, 두 개의 지점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지점을 구분하기 전 염두하신 점이 있다면요?

A. 1호점과 2호점을 차별화하는 데 신경 썼어요. 책 큐레이션, 운영 프로그램, 분위기 등 전체적인 콘셉트가 지점마다 달라야 방문한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동시에 고객 취향과 지역 특성을 고려한 운영 방식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책방 연희 1호점 내부 모습. 서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만한 깔끔한 흰 책장과 가지런히 꽂힌 책이 돋보인다.

홍대에 위치한 책방 연희 1호점

📚 책방 연희 홍대점

홍대에 위치한 1호점은 도시 인문학 서점으로, 아늑하고 개인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어요. 1호점 인근에는 40~50개의 서점이 밀집해 있어 독서 문화가 활발해요. 최근 '텍스트 힙' 열풍으로 더 많은 분들이 독서에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홍대에는 독서뿐 아니라 음악이나 패션 등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가진 마니아 성향의 고객이 많죠. 따라서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다양한 독립 출판물을 선별하여 배치했어요.

책방 연희 2호점 내부 모습. 서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만한 우드톤 인테리어와 초록색 컬러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광화문에 위치한 책방 연희 2호점

📚 책방 연희 광화문점

광화문에 위치한 2호점은 큐레이터 서점으로, 넓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2호점의 주요 고객은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인데요. 독서뿐 아니라 북콘서트나 영화 등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책방 연희 독서모임과 클래스

다른 서점과 차별화되는
우리 서점만의 프로그램 만들기

Q. 다른 서점과 차별화되는, 책방 연희만의 프로그램을 알려주세요.

A. 책방 연희에서는 정기적으로 독서모임과 클래스를 진행합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제가 직접 기획하고 커리큘럼도 세심하게 짜고 있어요. 

📖 독서모임에서는 고전문학에서 현대문학, 그리고 비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생각할 만한 내용이나 논의할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을 뽑고, 관련 본문을 발췌해서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함께 의견을 나누며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요.  

✍ 클래스크게 '글 쓰기' 수업과 '책 만들기'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시 쓰기, 소설 쓰기 등 실제 창작을 하는 수업부터, 독립 출판을 꿈꾸는 분들을 위한 인디자인 수업이나 전자책 제작 같은 실용적인 프로그램까지 준비되어 있죠. 최근에는 트렌드에 맞춰 뉴스레터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개설했어요. 앞으로도 독서 모임, 출판 마켓, 홈커밍데이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책방 연희에서 진행하는 조각글쓰기 프로그램 워크숍. 책상 위에 단어나 문장의 일부가 종이로 흩뿌려져 있고 한 사람이 새로운 문장을 만들고 있다.

조각글쓰기 프로그램 워크숍

책방 연희에서 진행하는 뉴스레터 클래스의 결과물. 뉴스레터 화면이 띄워진 태블릿이 놓여 있다.

뉴스레터 클래스의 결과물

Q. 나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팁을 주신다면요?

A. 내 취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보세요. 내가 좋아하거나 잘할 수 있는 것을 먼저 고려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협업하여 에디션을 만들었다면, 그 작가를 향한 깊은 애정이 바탕이 되었을 때 특색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요. 또 그런 애정이 있기에 협업이 가능한 일이 되었겠지요. 이처럼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이 주는 매력을 드러내는 게 중요합니다. 

책방 연희 수익 비결

안정적인 수익의 비결은?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기

Q. 서점 창업 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해요.

A. 서점 창업 후 책방 연희가 수익을 낸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① 책 판매
책 판매는 서점의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이에요. 책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단독 에디션 제작’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단독 에디션을 제작하면 책방 연희만의 콘텐츠가 되어 다른 서점과 차별화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이후 독립서점 ‘아독방’과 함께 '아연실색 에디션'이라는 단독 에디션을 만들었습니다. 아연실색 에디션은 아독방과 책방 연희, 두 서점의 색을 녹여낸 에디션이에요. 작년에는 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과 조르주 페렉의 『보통 이하의 것들』을 500부씩 제작했는데 두 권 모두 2주 만에 완판되었어요. 책방 연희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로 수익을 낸 사례죠.

책방 연희가 독립서점 아독방과 함께 제작한 아연실색 에디션. 조르주 페렉의 '보통 이하의 것들' 책 여러 권이 책상에 놓여 있다.

아연실색 에디션 중 조르주 페렉의 『보통 이하의 것들』

② 책과 관련된 활동
저는 서점을 운영하며 책을 판매하는 일 이외에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다양한 부가적인 수익 활동이 서점 운영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지속적인 외부 활동: 저는 책방 연희의 운영자이자 작가로서 작가 활동, 강연, 자문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저와 책방 연희를 외부에 알리는 홍보이면서 동시에 수익 활동이지요. 

📘 새로운 방식 도입: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방식을 서점에 도입하고 있어요. 책 구독 서비스, 온라인 독서 모임, 북토크를 예로 들 수 있죠. 최근에는 제주도로 입도하신 작가님과 제주살이,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비슷비슷한 북토크가 아닌, 해당 작가만이 풀어낼 수 있는 특별한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 B2B 서비스 시도: 책방 연희는 한 교육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광화문에 있는 책방 연희 2호점은 하나은행과 협업으로 탄생한 매장인데요. 은행을 방문한 고객들이 대기 시간에 책을 읽거나, 은행 업무를 마치고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는 흐름이 생겨났어요.

광화문에 위치한 책방 연희 2호점 입구. 입구에 '하나은행 X 책방연희'라고 적혀 있어 하나은행과 협업한 매장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광화점에 위치한 책방 연희 2호점 입구

Q. 서점 창업 후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1인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에서 오는 피로예요. 서점뿐 아니라 자신의 공간을 운영하는 1인 사업자라면 이 점을 가장 힘들어하실 것 같아요. 영업시간 동안 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크거든요.

그래서 저는 인건비를 ‘투자’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일만 하는 직원을 고용한 게 아니라, 책방 연희에서 자신의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했죠. 일반적으로 서점 시급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 보상 외에도 다른 형태의 보상이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직원들의 성장을 도울 방법을 고민한 끝에, 외부 프로젝트와 연계해 창작 활동을 진행하는 등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직원들과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한마디

Q. 예비 창업자를 위해 한마디 하신다면요?

A.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세요.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이때 목표는 구체적인 수치로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목표를 설정하면 자연스럽게 어떤 아이템을 선정하고, 어떻게 운영할지 정리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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