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테리어 시장을 개척한 '마초의 사춘기', 혁신 노하우는?

플랜테리어 브랜드_'마초의 사춘기' 대표 김광수
2024.08.20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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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터뷰 미리보기

  • 식물을 가꾸는 취미에서 출발한 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
  • 소비자와 기업 모두를 사로잡는 독특한 콘셉트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했어요.
  • 체험형 전시 공간을 기획해 새로운 플랜테리어 시장을 개척했어요.

가드닝, 그리고 플랜테리어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기까지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식물로 세상을 바꾸는 ‘마초의 사춘기’ 대표 김광수입니다. 마초의 사춘기는 사람들이 식물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자연의 소중함과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식물 콘텐츠 회사예요.

'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에서 식물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의 대표가 식물을 가꾸는 모습이다.

Q. 원래 직업은 패션 디자이너라고 들었어요. 가드너로 직업을 바꾼 이유가 궁금해요.

A. 패션 산업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디자인한 옷들이 금방 폐기되는 걸 보면서 허무함을 느꼈어요. 저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아끼고 간직할 수 있는 걸 디자인하고 싶었거든요. 자연스럽게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고민을 하던 중,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으로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유럽에서는 정원 가꾸기와 식물 돌보기가 취미이자 중요한 활동으로 여겨지더라고요. 그렇게 가드닝을 접하면서 식물을 좋아하게 됐어요.

Q. 어떻게 가드닝을 배우셨나요?

A. 한국에 돌아온 후 본격적으로 가드닝을 배우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사람들은 식물을 배우려면 플로리스트에게 배우라고 했지만, 그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리더군요. 마치 건축을 배우려면 인테리어를 배우라는 말처럼 느껴졌어요. 꽃은 식물의 일부인데, 꽃만 다루는 곳에서 식물을 배우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농원에서 직접 식물을 재배하고 배송하는 일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관련 지식을 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식물 시장에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한국 식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죠.

새로운 시각으로 플랜테리어 시장을 바꾸다

'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가 별마당 도서관에서 진행한 식물 전시이다.

Q. 마초의 사춘기가 다른 플랜테리어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식물을 활용하는 방식이에요. 다른 업체들은 주로 식물을 설치하고 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저희는 식물 콘텐츠로 특별한 경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단순한 장식이 아닌,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식물을 활용해 특별한 경험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에서 진행했던 전시는 단순히 식물 오브제를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봄을 감각으로 느끼는 경험을 설계했어요. 식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그 식물의 향을 맡을 수 있도록 했고, 새소리까지 들리게 연출했죠. 꽃을 보고, 듣고, 만지면서 봄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거예요. 또한 도서관이라는 장소를 고려하여 시 구절을 식물과 함께 배치하고, 그 뒤편에서 봄에 관한 시집을 판매했습니다. 

'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의 세컨브랜드 가든어스의 상품 이미지이다.

'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의 세컨브랜드 가든어스의 상품 이미지이다.

Q. 세컨 브랜드 ‘가든어스’도 론칭하셨어요. 마초의 사춘기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A. '마초의 사춘기'는 식물 경험을 디자인하는 B2B 콘텐츠 브랜드입니다. 반면 '가든어스'는 소비자에게 식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B2C브랜드로, 식물 중고 거래, 식물 관련 콘텐츠, 식물 호텔 등 다양한 식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과거 조경 업체들은 인테리어를 바꿀 때 기존에 심은 식물을 모두 폐기하고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버려지는 식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식물을 단순히 사고파는 물품으로만 여기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고자 가든어스를 만들었습니다.

 

가든어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플랜트 라이브러리’예요. 저처럼 식물을 좋아하지만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식물에 관한 책을 모아놓은 공간이에요.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연희동에 플랜트 라이브러리를 열어, 학생들이 무료로 책을 읽고 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이 공간에서는 커피도 구매할 수 있고, 봉선화 물들이기 같은 다양한 자원 순환 키트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Q. 플랜테리어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A. 조경이나 인테리어 경험이 없어 업계에서 무시당한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제가 가진 건 오직 트렌디한 감각뿐이었거든요. 시장 경험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저와 거래를 거부하는 분들도 있었죠.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부딪쳤어요.

 

플랜테리어 시장에서는 실전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직접 식물 배송과 설치를 하며 시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식물 본연의 특징을 더 깊이 알게 되었어요.

 

기존의 식물 판매 사이트는 주로 가격에만 집중하고, 식물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이런 아쉬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식물의 매력을 보여주는 '식물 화보'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공간과 식물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보여주니 소비자 반응도 좋았고,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의뢰를 받을 수 있었어요.

지속 가능한 식물 디자인의 힘
환경을 생각하는 협업

'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가 코카콜라와 협업한 팝업 작업물이다.

Q. 가장 기억에 남은 협업은 무엇인가요?

A. 코카콜라와 진행한 브랜드 팝업 협업이에요.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협업의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우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잘 살리기 위해 조명이나 색감을 신중하게 선택해, 식물과 공간이 잘 어우러지게 연출했습니다. 또한 코카콜라 마니아들에게 브랜드 굿즈를 대여받아 소품으로 활용했어요. 소품 대여로 팝업 이후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팬덤도 유입될 수 있었죠. 코카콜라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면서도, 마초의 사춘기가 추구하는 철학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었어요.

 

마초의 사춘기는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식물 선순환'이라는 저희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익이나 매출보다 저희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파트너와 협력하여 자연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널리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Q. 협업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A. 타깃 고객을 철저히 분석하는 거예요. 저희가 실제로 운영하는 분들만큼 그 공간을 잘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디어나 콘셉트를 제안하기 전, 고객이 원하는 목표와 페르소나, 그리고 식물이 놓일 공간의 히스토리를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요.

 

고객이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저희가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익선동에서 LG전자의 팝업을 진행할 때는 2주간 매일 익선동을 방문해 방문객들의 연령대와 성별, 그리고 그날의 날씨 등 다양한 변수를 체크했습니다. 이렇게 공간과 타깃을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바탕으로, 정교하고 맞춤화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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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리어' 브랜드 '마초의 사춘기'가 식물들을 잘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내년에 수도권에 체험형 전시 공간을 오픈할 계획이에요. 이미 다양한 미디어 전시 공간이나 팝업스토어가 있지만, 자연 공간 전체를 설계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는 아직 흔치 않아요.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백화점 로드샵에서도, 심지어 사막 한가운데서도 자연을 체험할 수 있을 거예요. 마초의 사춘기만의 독보적인 기술로 실현하고 싶어요.

예비 창업자를 위한 한마디

Q. 예비 창업자를 위해 한마디 하신다면요?

A. 창업 아이템을 찾는 것에 너무 부담을 갖지 마세요. 새로운 아이디어도 좋지만, 기존 아이템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게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반으로 작은 변화를 시도하면서 기회를 발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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