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창업 아이템, 5평 매장에서 배달·포장으로 승부보기

A. 안녕하세요, 저는 주식회사 본네이처 대표 최명근입니다. 수산물 업계의 관행을 혁신하고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합리적인 공급 사슬을 구축, 배달 포장 전문 횟집 브랜드 '숙성회 136'을 론칭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A.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진행하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아 북유럽 연수 기회가 생겼는데요. 그곳에서 스웨덴과 핀란드 청년 창업가들이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많은 대표님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하는 자세를 보면서 깨달은 바가 컸어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아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 대학생 신분이었던 저는 ‘예비창업패키지’라는 정부지원사업의 지원금을 받아 식용 곤충 사업을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전문 분야도, 선호하는 분야도 아니다 보니 자연스레 열정이 식으면서 실패하고 말았죠.

실패를 경험하고 나니,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걸로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회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했죠. 사업을 위해 해당 업계 종사자를 만나면서 많이 학습하다보니, 자연스레 수산물 업계의 문제점도 발견하게 되었어요.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접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만들면 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숙성회 배달 전문점 ‘숙성회136’을 시작했습니다.

A. 적은 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공간에 구애를 덜 받으니까 적은 임대료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1인 가구 및 코로나로 배달 수요도 늘었고요. 또한 홀 매장이 없다보니 회전율에서도 자유로워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할 수 있어요.

A. 어떤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할지, 그들의 니즈(Needs)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숙성회136'을 시작하기 전 지인들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연령대에서 의견을 수집했어요. 그 결과 회를 가장 선호하는 연령대와 성별이 2030 여성이라는 걸 발견했죠. 이들이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중시한다는 것도 파악했어요. 그래서 타깃 고객을 2030 여성으로 설정하고, 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배달 시장이 큰 봉천동에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경쟁력을 증명하고, 사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략이었습니다.

A.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것에서 출발했어요. 고객이 좋아할 만한 구성과 배달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메뉴를 개발했어요. 스티로폼이 아닌 나무 소재 용기를 사용하고 어종 이름표를 부착하는 등 친환경과 비주얼에 신경 썼답니다.

예전보다 숙성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에도 주목했어요. 하지만 숙성회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갖추었어요. 배달 앱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깃 고객이 어떤 음식을 자주 주문하는지 분석하고, 광고 상품 등을 활용해 많은 고객에게 노출했어요.

A. 정육점처럼 손질된 생선을 콜드체인(저온 유통방식)으로 조달했더니, 가맹 문의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소상공인도 어쨌든 다른 형태의 고객이고, 또 저희가 많은 지역에서 높은 퀄리티의 상품을 제공하면 처음 목표한 합리적인 공급 시설을 만들 수 있겠다 판단해 프랜차이즈화를 결정했어요.

A. 가맹점주가 부담 없이 소비자에게 신속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요. 본사 생산 공장에서 필렛 작업이 완료된 횟감을 콜드체인으로 조달하니까, 가맹점주 입장에선 생선 손실 부담이 적고 조리 과정이 간편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거죠. 인테리어 역시 조리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화구와 수조를 없애고 위생에 더 신경을 썼어요.

가맹점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매뉴얼을 잘 지키는지 확인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관리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가맹본부에서 정기적으로 가맹점을 방문해 교육도 진행해요. 가맹점 개점 시에는 인구 분포와 배달 및 포장이 가능한 상권인지 분석해 점주님의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A. 생산자의 노력으로 탄생한 신선하고 품질 좋은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잘 전달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2023년에는 신세계 백화점 명동점과 강남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도 했고, 고객과 만나는 기회를 늘려 숙성회136이 맛있고 깔끔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으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저희의 모습을 감사하게도 좋게 평가해 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

앞으로는 가맹점 수를 제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합니다. ‘숙성회136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지’ 하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산지와의 협상력을 강화해 수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며 고객 접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A. 보통 아이템이 없어서 창업을 못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더라고요. 저는 아이템이 차지하는 역할은 10%, 실행력이 절반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지금 당장 도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