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잠자고 있는...굴리기

잠자고 있는 DC형 퇴직연금 제대로 굴리기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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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을 DC형으로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는 A씨는 회사에서 마련한 ‘연금 세미나’에 참석한 뒤, 자신의 연금 계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서 KB골든라이프센터를 방문했다. 입사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막연하게 ‘내 퇴직연금은 알아서 잘 굴러가고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지난 10년간의 수익률을 알고 나니 실망감이 컸다. A씨는 어떻게 하면 퇴직연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확정급여형(DB) vs 확정기여형(DC)

쌓여있는 동전들 위로 두 명의 사람 모양의 인형이 손을 잡고 있다. 쌓여있는 동전들 뒤로는 계산기도 관찰할 수 있다.

퇴직연금 제도는 크게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구분된다. 두 제도의 가장 큰 차이점은 퇴직금의 운용 주체에 있다. 확정급여형(DB)은 근로자 퇴직 시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급여로 지급하고, 퇴직금 운용에 대한 책임도 회사에 있다.


반면, 확정기여형(DC)은 회사가 매년 임금총액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해주고, 근로자는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발생한 수익에 따라 퇴직급여의 수준이 달라진다.

퇴직연금 제도 비교

 

구분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퇴직금 운용 주체 회사 근로자(직원)
퇴직급여수준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속
회사부담금
(매년 임금총액의 1/12) ± 운용수익
특징(유리한 경우) 임금상승률 > 투자수익률 임금상승률 < 투자수익률

따라서, A씨와 같이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는 근로자는 계좌의 운용성과에 따라 퇴직급여의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과 자산 배분을 활용한 수익 추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를 상담해보면,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연금을 활용한 노후 준비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퇴직연금으로 운용할 수 있는 300개가 넘는 퇴직연금 상품 중에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서 정기예금으로만 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서 수익률이 낮은 현금성 자산을 몇 년간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DC형 퇴직연금 관리 방법 세 가지!

만원권 지폐가 6열로 쌓여있고, 각 열의 지폐 꼭대기마다 사람 모양의 인형을 배치해두었다. 가장 높이 쌓인 지폐뭉치에는 사다리가 놓여있다.

그렇다면 DC형 퇴직연금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첫째, 자산 배분을 기반으로 분산투자를 활용한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퇴직연금 운용은 생애주기 상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은퇴 이후의 노후생활을 위한 자금 마련이라는 자금 성격상 장기적인 전략과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자금 운용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높은 목표 수익률을 추구하는 포트폴리오 구성보다는 위험관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라이프사이클을 기반으로 하는 자산 배분과 분산투자의 활용이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 TDF이다.


TDF(Target Date Fund)는 은퇴 시점을 타겟으로 하나의 펀드 안에서 투자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알아서 조절하여 운용해주는 상품이다. 가입자가 별도로 신경을 안 써도 포트폴리오 조정을 해주기 때문에 역량 있는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이용한다면 연금 계좌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TDF 상품은 어떻게 선택하면 될까? TDF 뒤에 적힌 4자리 숫자에 주목해 보자.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은 5년 간격으로 TDF를 내놓고 있는데, TDF 뒤에 적인 4자리 숫자가 은퇴 시점, 즉 목표 시점이 된다. 목표 시점 계산은 통산 자신이 태어난 연도에 60을 더한 숫자를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70년생이 TDF 목표 시점을 계산한다고 하면, 1970+60=2030이 되기 때문에 TDF 뒤에 ‘2030’이 적힌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 목표시점보다 높은 숫자를 선택하면 공격적 투자가 가능하고 낮은 숫자를 선택하면 좀 더 보수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둘째,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을 활용하여 운용할 수 있다.


연금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금융지식을 기반으로 자산 배분(주식, 채권 등)을 실시해야 하며, 시장변화에 따른 주기적인 리밸런싱도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업에 바쁜 직장인들이 이렇게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때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포트폴리오)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서 2022년 7월에 도입된 제도이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가입 후 별도 매수 신청을 하지 않으면, 운용 지시가 있을 때까지 수익률이 낮은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되었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부터는 일정 기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기 때문에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금융기관별 연금 전문가들이 찾아낸 최적의 연금 솔루션으로 연금으로 운용하기에 적합한 상품들을 위험 등급에 따라 포트폴리오 형태로 구성하여 제공한다. 금융기관마다 정기예금 등의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구성된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부터 높은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포트폴리오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현물 이전을 활용할 수 있다.


회사에서 퇴직하면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은 개인형 IRP계좌로 이전하게 되는데, 이때 보유 중인 상품을 매도해서 현금으로 이전하는 방식과 운용 중인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이전하는 현물 이전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현물 이전 방식은 DC형 퇴직연금이 투자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시가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줄여주고 근로자 개인의 은퇴 계획에 따른 장기적인 전략에 맞춰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물 이전을 위해서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이전하는 개인형 IRP계좌의 금융기관이 동일해야 하며, 이전 신청 이후에는 운용 중인 자산(현물) 그대로 개인형 IRP계좌로 이전된다(일부 상품 제외).


오늘부터 잠자는 DC형 퇴직연금을 깨워서 돈 걱정 없이 든든한 은퇴 생활을 준비해 보자.

고경환

KB골든라이프센터장

신중하게 따져보고 준비하는 노후 준비, 차분하게 해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립니다.

고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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