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에 대한 북한당국의 딜레마

시리즈 총 5화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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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당국은 외화수입 증대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지만, 개방과 통제의 딜레마에서 관광산업의 발전은 한계에 직면¹⁰

○ 북한 사회의 특성상 통제와 제약이 많아 패키지 프로그램을 이용하더라도 자유관광 시간을 중시하고, 북한주민의 일상 체험이나 그들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낮을 수 있음

 

  • 북한 가이드 동행이 필수이고, 등산ㆍ해변ㆍ해수욕 등 자연경관 체험 중심의 패키지 프로그램이 대부분인 관광상품 특성상 북한주민의 일상 체험이나 그들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호기심을 채우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

  • 북한당국은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동자 일상 체험, 중학교 영어수업 클래스 참여 프로그램 등을 관광 일정에 포함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통제와 제약이 많아 북한 관광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

    - 2024년 3월부터 평양ㆍ라선 관광이 허용된 러시아인들조차도 일정 통제에 불만을 느끼며 점차 관광객수 급감¹¹

¹⁰ 황주희·나용우, 2025, “북한 관광산업의 활성화와 통제의 딜레마”, 「Online Series」 Co 25-10, 서울 : 통일연구원, 7~8쪽

 

¹¹ 《RFA》, 2024년 3월 15일, “러시아인 북 단체관광 재개 한달만에 관심 급감”

■ 북한 가이드의 관광 일정 통제에도 외부 정보 유입 및 내부 동향 유출 차단에는 한계 존재

○ 북한당국은 외국인이 주민에게 한국ㆍ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이나 북한 내부 동향을 질문하여 내부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거나, 외부에 내부 동향이 전파되는 것을 원치 않음

 

  • 가이드가 통제하더라도 한 두 사람이 20명 이상의 단체 관광객을 통솔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광객과 주민의 대화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려움

    - 최근 3월 3일~6일 라선을 다녀온 외국인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북한주민에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북한 휴대전화 성능과 앱 기능 등을 질문한 인터뷰들이 유튜브나 언론을 통해 외부로 알려진 바 있음¹²

    - 이후 2020년 팬데믹으로 국경을 봉쇄한 지 약 5년 만에 재개된 라선 관광 프로그램이 3주 만에 중단된 것은 여전히 북한당국이 정보 유출입에 민감하다는 방증¹³

¹² 《시사주간》, 2025년 2월 27일, “北 가이드 “사람들 러시아로 파견되고 있다” 파병 시인” ; 《RFA》, 2025년 3월 19일, “북한에도 ‘넷플릭스’와 ‘데이팅 앱’이 있다?”

 

¹³ 《한국경제》, 2025년 3월 17일, “유튜버들 몰렸는데…北 관광 재개 3주 만에 중단한 이유는” ; 《RFA》, 2025년 3월 18일, “북, 외국인 관광 재개 위해 ‘도시 미화’ 총력”

■ 미국은 북한의 관광수입 증대가 대북제재를 약화시키고 핵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

○ 북한의 관광 수입 규모는 통계나 기초 자료의 부족으로 분석이 어렵지만 코로나19 이전까지 벌어들인 외화수입은 북한주민의 생계 지원보다 당국의 관리자금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임
 

  • 김한규(2022)는 북한당국이 북한전문 여행사에 고지한 외국인 관광요금표를 근거로 2018년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이 120만 명이라고 가정할 때, 관광 수입이 최소 8억 1,900만 위안(약 1,588억 원, 1억 1,270만 달러)일 것으로 추정¹⁴

  • 한국국방연구원과 美랜드연구소가 추계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1대 발사 비용이 2천만~3천만 달러임을 감안할 때¹⁵, 최소 3대 이상의 미사일 발사 비용을 관광수입으로 얻은 것으로 볼 수 있음

¹⁴ 김한규, 2022, “2010년대 북중 관광교류 추이와 코로나19 이후 주요 변화 전망,” 『KDB북한개발』 2022년 여름호(통권 26호), 서울 :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53~54쪽

 

¹⁵ 《문화일보》, 2022년 10월17일, “트럼프 “북한, 20일간 미사일 15발 발사에 380억… 전체 주민 6일치 식량 비용”

○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평양 관광 패키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억류된 후 사망한 오토 웜 비어 사건 이후 안전을 우려해 2017년 1월부터 자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하고 있음
 

  • 또한, 2019년 8월부터는 지난 2011년 3월 이후 북한 방문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미국 방문 시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입국을 제한하여 외국인의 북한 방문 수요를 간접적으로 차단

■ 대북제재와 내부 통제로 인한 북한의 결제 인프라의 미비는 외화 현금의 직접 결제로 이어져 결국 북한당국이 우려하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

○ 지난 3월 초 라선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 인플루언서들은 라선 황금의삼각주은행에 들러 《선봉》 카드에 일부 금액을 충전했지만 현지 상점에서는 결제할 수 없어 사용하지 못했다고 밝힘¹⁶
 

  • 한 라선여행기 유튜브 영상에서는 북한전문여행사 가이드가 사전 안내 시간에 관광객들에게 라선에서도 중국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안내하는가 하면, 북한의 현지 상점 직원들도 관광객들에게 위안화로 기념품 가격을 알려주는 등¹⁷ 위안화 현금 결제가 선호된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음

라선 황금의삼각주은행 전자결제카드 《선봉》

'라선' '황금의삼각주은행' '전자결제카드' '선봉' 사진이다.

자료: 《연합뉴스》

라선 황금의삼각주은행 전경

'라선' '황금의삼각주은행'의 입구 사진이다.

자료: 《시사주간》

¹⁶ 《서울신문》, 2025년 3월 1일, ““맥주는 OK, 사진은 NO”…108만원 내고 본 북한의 민낯” ; 《시사주간》, 2025년 3월 17일, “[호주교포 라선 여행기] ① “사진 찍지 말라고 해도 다 찍네”” 라선경제무역지대에 소재한 ‘황금의삼각주은행’에서 발행하는 전자결제카드. 중국식 직불카드를 모델로 카드번호가 곧 계좌번호임. 카드에 충전하는 행위는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행위와 동일. 중국 위안화만을 입금(충전)할 수 있으며, 카드(계좌) 개설비 25위안이 별도로 발생

 

¹⁷ 시드니한량의 세계여행, “북한여행 2025 EP1”, https://youtu.be/YmjLVmrA3cc?si=D5EOyG1oqlLlmeUS, 검색일 : 2025년 3월 13일 ; The German Travel Guy, “North Korean Bank Account”, https://youtube.com/shorts/GDCzuJHbKuo?si=dR-toozu86HKy9ks, 검색일 : 2025년 3월 14일

○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북한 장마당 환율의 상승세 역시 달러라이제이션을 더욱 촉진
 

  •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일시적으로 북한원화가 달러나 위안화보다 가치가 상승한 기간도 있었으나, 2024년 12월 기준 달러ㆍ위안화 환율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3배 상승¹⁸

    -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는 북한당국의 새로운 화폐개혁설이나 러북 군사밀착에도 불구하고 물물교환 형태로 무역이 진행되어 외화유입이 부족한 점 등이 거론됨

    - 2024년 하반기 이후 외국인 대상 관광 교류 재개나 북중무역 정상화 등으로 인한 북한주민들의 외화유입에 대한 기대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도 환율 급등의 또 다른 원인으로 볼 수 있음

코로나19 전후 북한원달러, 북한원위안 환율 추이

코로나19 전후 '북한원달러', '북한원위안' 환율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자료: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 북한물가 자료 바탕으로 연구자 정리

¹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의 환율은 1달러 = 27,000북한원, 1元 = 3,700북한원. 코로나19 이전의 환율(2019년 1월 기준) 1달러 = 8,500북한원, 1위안 =1,250북한원 대비 약 3배 상승

손광수

KB경영연구소

손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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