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고물가로 물가안정목표 상향 주장 확산

2023년 1월 20일 경제 이슈 분석
시리즈 총 5화
2023.01.20

읽는시간 4

0

핵심 내용 요약

  • 고물가가 오랜 기간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물가안정목표 상향 주장이 확대
  • 미국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안정목표 상향 논의가 확산
  •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물가 목표수준을 3~4%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
  • 금융기관 및 시장전문가들도 물가안정목표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
  • 일본 학계도 물가안정목표제 변경이 필요하다는 인식 공유
  •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은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 요소이나, 2%로 설정해야 하는 근거가 부족
  •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물가상승률 수준이 2%라고 인식
  • 물가안정목표 상향은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유연성을 제공하고, 과도한 금리 인상을 억제
  • 테일러 준칙을 이용하여 적정 정책금리 수준을 도출
  • 물가안정목표가 2%일 때 2023년 1분기 적정금리는 5.2%
  • 물가안정목표를 3%로 상향했을 경우,  2023년 3분기에 적정금리가 점도표상 금리 전망치를 하회

미 연준의 물가안정목표를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확산

저물가 시대가 저물고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물가안정목표 상향에 무게

 

  • 2000~2020년 기간 동안 미국 평균 PCE 물가상승률은 1.8%로 저물가 시대가 지속되었으나, 2021년부터 물가가 상승하면서 고물가 시대로 진입
  • 美 연준은 PCE 물가상승률이 2023년과 2024년 각각 3.1%, 2.5%로 낮아지고 2025년이 되어서야 목표치에 근접한 2.1%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
  • 한국은행도 2023년과 2024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3.6%, 2.5%로 전망해 당분간은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까지 내려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
  • 2023년 중반 이후에도 물가안정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될 경우, 물가 목표치 상향에 대한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변천

2000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의 '근원물가상승률'과 '물가상승률', 그리고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안정목표'. 그래프 내 회색 부분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이며, 2016년부터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2%로 고정되어 있다.

자료: 한국은행, CEIC, KB국민은행

높은 수준의 물가가 계속되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물가안정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물가안정목표 설정에 대한 주장이 제기

 

  • 美 연준이 설정한 물가안정목표 지표인 개인소비지출 (PCE) 물가상승률은 2022년 11월 전년동월대비 5.5%로 연준 목표치인 2%를 상회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
  •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PIIE)는 학계의 주장보다 앞선, 2021년부터 현재 2% 수준인 물가안정목표를 3~4%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
    *주요 선진국의 자연실업률이 과대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물가안정목표를 상향한다면 중앙은행의 완전고용 유지가 용이할 것이라고 주장
  • 학계는 지난 30년의 저물가가 이례적인 상황이며, 고물가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해 물가안정목표까지 낮추기에는 실물경제 부담이 클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
  • 저명한 경제학자들도 현재 미국 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 (PCE)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연준의 물가안정목표 수준 (2%)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
    *하버드대의 제이슨 퍼먼 (Jason Furman)은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려면 고용 등 경제 부담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3%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
    *데이비드 로머 (David Romer)는 미국 물가가 연준 목표치를 계속 상회하고 있다면서 현재 2% 수준인 물가안정목표치를 상향할 필요성을 제시
    *조지프 스티글리츠 (Joseph Eugene Stiglitz)는 2%라는 목표 자체가 연준의 횡포라며, 강제로 2% 수준으로 회귀하려는 연준의 움직임을 비난
    *폴 로머 (Paul Romer) 역시 현재 상황에서는 연준이 물가안정목표를 안정적인 3%대 또는 4%로 수정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
    *올리비에 블랑샤르 (Olivier Blanchard)는 지난 2007~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의 물가안정목표를 4%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

미국 PCE 물가지수 추이

1990년부터 2020년까지의 'PCE 물가지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2023년 들어 물가지수가 높게 치솟고 있음을 관측할 수 있다.

자료: Fred, KB국민은행

주요 투자은행 (IB) 및 시장 전문가들도 연준의 물가안정목표 상향 필요성을 주장

 

  • 뱅크오브아메리카 (BoA)는 현재 물가안정목표인 2%가 최적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기관들은 거의 없다고 평가하며 물가안정목표 상향에 무게를 더함
  • 사타우드캐피털그룹도 연준이 2%에 집착하는 것은 경제를 불황으로 넣을 위험이 있다며 물가가 어느 정도 통제될 때까지 물가안정목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
    *2%라는 숫자는 경제 모형에 의해 결정된 숫자가 아닌 인위적인 수치라며, 오히려 0%에 너무 가깝기 때문에 쉽게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
  • 경제분석기업 RSM은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 (PCE)물가안정목표를 3%로 수정한다면 170만 개의 일자리만 희생하고 실업률은 4.6%에 그칠 것으로 전망
    *반면, PCE 물가를 2%까지 낮추려면 530만 개의 일자리가 희생되고 실업률은 최고 6.7%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지적
  • 투자자 빌 애크먼 (Bill Ackman)도 연준의 2% 물가안정목표가 신뢰하기 어려운 숫자라며 3%로 상향하는 것이 장기 성장을 위한 더 나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지적
    *연준이 물가를 2%로 낮추려 할 경우 경기침체 및 실업률 급등 위험이 있으며, 물가가 2%로 낮아지더라도 이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

일본에서도 중앙은행 물가안정목표를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

 

  • 일본 학계도 2% 물가안정목표로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물가안정목표 범위를 도입하거나 목표 수준을 상향할 필요성을 제기
    *시라이 사유리 (Shirai Sayuri) 前 일본은행 (BOJ) 금융정책위원은 일본이 2%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한 데는 공급측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
    *팬데믹 이후로 인플레이션이 이전에 비해 높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때, 변동폭 확대 허용과 같은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
    *오키나 유리(Yuri Okina) 일본종합연구개발기구 (NIRA) 이사장도 물가안정목표가 경제 현실에 맞게 더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

2%가 가지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새로운 물가안정목표 설정 주장

적절한 수준의 저물가를 유지하는 것은 원만한 경제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에 분명하나, 고물가 지속으로 물가안정목표가 왜 2%여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

 

  • 팬데믹 이전에는 2%에 미치지 못하는 1%대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오히려 문제로 지적되었고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할 때까지 방관한 상황
    *지속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경우, 경기 침체 시기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
    *디플레이션 발생 시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져 소비를 미루게 되며, 이는 생산자의 매출 하락→ 실업→ 기업들의 투자위축의 악순환으로 연결
    *위와 같은 디플레이션 스파이럴 (deflationary spiral)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0%로 설정하지 않음
  • 그렇다면 디플레이션 함정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인플레이션이 얼마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데 주요국 대부분이 임의로 2%로 정한 상황
    *1990년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목표를 2%로 설정한 후, 타국 중앙은행도 2% 물가상승률이 적절한 수준으로 인식되면서 장기간 고착화
  • 물가지수에는 모든 물가가 포함되지 않고 약간의 상방편향성 (Upward Bias)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양수로 설정 (1~2%의 물가상승률은 실제로 제로에 수렴)
  • 연준은 경기 부양이 필요할 때 정책금리를 낮출 여지를 만들면서 소비자 구매력을 심각하게 잠식하지 않는 수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 확산

물가안정목표 상향으로 중앙은행 정책금리 결정의 유연성 확보 기대

물가안정목표 상향은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결정에 유연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

 

  • 물가안정목표 상향을 유발한 고인플레이션 기간에는 정책금리 및 명목금리가 높아서 경기침체기가 도래했을 때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주장
    *이를 통해 금리가 제로 하한에 근접하는 위험을 줄이고 양적완화와 같은 다른 통화정책을 사용할 필요성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 한편 최근과 같은 고물가, 고금리 시기는 물가 하락을 위한 과도한 금리인상을 억제
    *일각에서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정책금리를 6%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
    *그러나 물가안정목표를 상향할 경우 적정 정책금리 수준 낮아 정책금리의 인상 폭을 제약하는 효과 발생

물가안정목표 3% 상향 시, 2023년 말 적정 정책금리는 4.5%로 추정

연준이 물가안정목표를 상향할 가능성은 낮으나, 시나리오 분석 차원에서 물가안정목표가 상향될 경우 적정 정책금리를 산출

 

  • 추정 결과, 2% 물가안정목표 기준 2023년 1분기 적정금리는 5.2%로, 연준이 2월 정책금리를 최대 50bp 인상 (상단 5.0%)하더라도 적정금리 수준을 하회
    *적정 정책금리 산출을 위해, 적정금리를 산출하기 위해 테일러 준칙 (Taylor Rule)을 사용하였으며 중립금리는 일정하다고 가정
    *적정 정책금리는 2023년 2분기 5.4%로 최고점에 도달, 2023년 4분기에는 4.9%로 연준 위원의 2023년 점도표상 금리 전망치 중앙값인 5.1%를 하회
  • 물가안정목표를 3%로 상향했을 경우 적정금리 수준은 2023년 2분기 5.0%로 최고점에 도달한 후, 2023년 3분기부터 5%를 하회하고 말에는 4.5%에 도달
  • 이는 물가안정목표가 상향될 경우 정책금리가 적정금리를 하회하는 기간이 앞당겨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가 2023년 4분기나 그 이전이 될 수 있다고 해석
  • 다만 이러한 추정은 2023년 미국의 물가하락 및 경기둔화를 가정했으며, 견조한 노동시장으로 임금상승이 지속되어 물가가 상승할 경우 적정금리가 변경될 수 있음

[참고] 테일러 준칙 (Tayler Rule)

 

  • 테일러 준칙이란 중앙은행 통화정책 결정에 활용되는 도구 중 하나로, 성장갭 및 물가갭과 같은 변수들을 사용해 현재 경제상황에 적절한 정책금리 수준을 제시
  • 테일러 준칙을 활용한 적정 금리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추정
    ① 명목 중립금리, 성장갭, 물가갭을 사용해 준칙금리를 추정
    *명목중립금리는 연준 위원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장기 전망치의 중앙값을, 잠재성장률은 美 의회예산처 (CBO)의 추정치를 사용
    *美 연준이 물가안정에 더 큰 비중을 주고 있다고 가정해, 물가갭과 성장갭 가중치를 각각 0.75, 0.25로 설정
    ② 추정된 준칙금리에 정책관성을 적용해 적정 정책금리 수준을 도출
    *정책금리 변동성을 감안, 전기 정책금리에 관성 가중치 (𝜌 = 0.5)를 적용
  • 물가안정목표치는 연준 목표치인 2%를 적용하되, 목표 상향 시 수치 변경

테일러 준칙을 이용한 적정 정책금리 추정 산식

'테일러 준칙'의 수식. '적정 정책금리'를 유도하는 수식이 기재되어 있다. 테일러 준칙이란 중앙은행 통화정책 결정에 활용되는 도구 중 하나로, 성장갭 및 물가갭과 같은 변수들을 사용해 현재 경제상황에 적절한 정책금리 수준을 제시한다.

자료: Atlanta Fed, KB국민은행

본 자료는 경제 및 금융 여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제공 목적으로 작성, 배포되는 조사분석 자료이며 오직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KB국민은행 이외의 독자 혹은 고객의 투자 상담이나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와 관련된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으며, 고객의 최종적인 투자 결정은 고객의 판단 및 책임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본 자료에서 제시된 어떠한 예측이나 전망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당행 직원은 투자 권유 또는 투자 관련 고객 상담 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당행 규정 업무 프로세스를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본 자료의 지적 재산권은 KB국민은행에 있으므로 당행의 사전 동의 없이 본 자료의 무단 배포 및 복제는 금지됩니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경제 분석을 통해 금융 시장을 예측하고, 고객과 함께 소통합니다.

장재철
조은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조은
장현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숫자로 보는 글로벌 거시경제. 고객의 눈높이에서 핵심만 쉽게 설명합니다.

장현상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