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금리·환율의 연결고리 | 화폐가치는 왜 변할까?

필쌤, 우리 아이 경제교육을 부탁해 14화
시리즈 총 14화
2025.05.07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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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쌤(김경필) 프로필로, 김경필의 짠테크 가계부 2024 등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 겸 경제 칼럼니스트. 국어, 수학보다 경제교육이 어려운 부모님을 위해 필쌤이 우리아이 경제교육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라고 써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경제용어가 바로 인플레이션(Inflation)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하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최근에는 이와 반대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경기가 침체되는 디플레이션(Deflation)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이 1990년대 이후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으며 경제 활력을 잃었던 사례처럼 말이죠.

 

요즘처럼 글로벌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된 시대에는 물가 변동이 단순히 국내 상황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트럼트 대통령의 관세 정책처럼 세계 정세나 무역 환경 변화는 자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환율을 흔들며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경제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물가와 화폐가치가 어떤 관계인지,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부터 자녀에게 꼭 알려줘야 할 물가와 화폐가치의 핵심 개념을 살펴볼까요?

필쌤 김경필 콘텐츠 14화 대표이미지로 물가·금리·환율의 연결고리 화폐가치는 왜 변할까?가 적혀있다.

물가·금리·환율 Q&A

경제는 어떻게 움직일까?

물가란 무엇인가요?

물가는 우리가 사용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 상승률을 종합한 수치입니다. 물가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로 나눌 수 있어요. 소비자물가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관한 물가라면, 생산자물가는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을 만들 때 필요한 원자재 등 생산재에 관한 물가를 의미합니다.

물가와 화폐가치의 어떤 관계인가요?

물가와 화폐가치는 반비례 관계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들기 때문에 화폐가치 즉, 화폐의 구매력은 떨어졌다고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작년에 교복 한 벌이 10만원이었는데 올해 12만원이 되었다면, 교복 가격은 20% 오른 거예요. 그런데 동일한 교복을 사기 위해 2만원을 더 필요하니 화폐가치는 그만큼 줄어든 셈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인플레이션은 주로 두 가지 이유로 발생합니다. 첫째는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많이 사려고 할 때 발생합니다. 수요는 많아지는데 물건이 모자라면 가격이 올라가게 되죠. 둘째는 물건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날 때입니다. 재료비나 인건비 등 생산 비용이 오르면 그만큼 물가도 오르게 돼요.

1.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최근 기후 위기로 농산물 수확이 줄면서 배추 생산량이 급감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이럴 때 김장철이 된다면, 배추를 찾는 수요는 급격히 늘었는데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특정 시기의 수요 증가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입니다. 물건의 가격이 오르면 생산하는 사람이 늘어나 공급이 회복되기도 하지만, 당장의 물가 상승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2.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인플레이션은 제품의 생산 비용이 오르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딸기 케이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딸기와 우유 등 원재료비가 오르면, 케이크 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됩니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오르면,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겠죠.

 

글로벌 이슈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는데요. 에너지는 모든 산업에서 필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생산 비용이 높아지면, 기업은 이를 감당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고, 그 결과 물가 상승의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 나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물가 안정 목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 상승률을 연 2%로 유지하려고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물가 안정 목표를 왜 0%가 아닌 2%로 잡았을까요? 건강한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물가 상승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적정한 인플레이션은 기업 매출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를 촉진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게 됩니다. 사람들은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소비를 앞당기게 됩니다.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를 떨어뜨리지만 점진적인고 적정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건강하게 유지하게 합니다.

디플레이션은 안 좋은 걸까요? 그 이유는요?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극심한 물가 하락을 겪으면서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기도 했죠. 최근에는 금리를 조금씩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는 거의 오르지 않는 상황입니다. 물가가 오르지 않으면 동일한 소득으로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왜 소비를 하지 않을까요? 현재 100만원인 TV가 다음 달에 90만원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해 소비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오늘 비싼 가격에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런 이유로 디플레이션 경제에서는 소비가 위축됩니다. 경제에서 누군가의 소비는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되기 때문에, 소비가 줄어들면 사회 전체의 소득도 줄어듭니다. 그로 인해 생산이 감소하고, 기업 이익이 줄어들며 고용과 임금도 낮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과도한 인플레이션, 어떻게 조절할 수 있나요?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금리를 올리거나 공급을 늘리는 등 다양한 정책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1. 통화정책을 통한 금리 조절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려 화폐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하면, 금리를 인상해 통화량을 줄입니다. 금리가 낮으면 사람들이 돈을 빌려 소비나 투자를 하게 되는데, 이는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조절합니다.

 

2. 시장 경쟁 활성화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독과점 기업이 많으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 간 자유경쟁을 유도하고 공정거래를 활성화해 가격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3. 인건비 상승 관리

인건비가 오르면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정부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임금 상승에 한계를 두고, 공무원 임금을 먼저 억제하거나 재정 지출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4. 정부의 공급 확대

특정 산업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공급이 부족한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서 공급을 늘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정부가 공공개발을 통해 주택을 더 짓는 정책을 펼 수 있습니다.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은 외국 돈, 즉 달러의 가격을 말합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우리가 수입하는 물건의 가격이 더 오르게 되는데요. 1970년대 한국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습니다. 당시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전환되면서 환율도 점차 상승했고, 이는 수입 물가를 더 자극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오래전부터 물가는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있을까요? 외부 요인인 환율 상승에 직접적인 대처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금리를 높이면 소비와 투자가 줄어 경기가 둔화되며, 동시에 국내 금리가 높아져 외국 자금이 유입되면 원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환율은 낮아지고, 수입 물가도 다소 안정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유 수입 가격이 낮아져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게 됩니다.

💰💰💰

물가, 화폐가치, 금리, 환율 등 경제 개념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당장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개념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이해하면 경제를 훨씬 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이런 흐름을 이야기해 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경제를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콘텐츠는 2025년 5월 7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직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개인적인 자문 또는 홍보 목적의 콘텐츠가 아닙니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개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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