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달러/원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심화 영향에 상승 폭을 확대, 장중 1,480원을 상회하며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주에는 연말 및 연초 휴장으로 인해 역시 거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여전히 지속 중인 국내 정치 불안 및 경기둔화 우려, 글로벌 강 달러로 인해 환율 상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
다만,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했고 연평균 및 중장기 평균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급락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당분간 환율은 대내외 상황에 따라 상하방 변동성이 모두 클 것으로 예상된다.
- 12월 들어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가 매우 가팔라졌다. 12월 초 1,401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현재 1,470원까지 급상승했다. 이 같은 환율 급등의 원인을 우선 글로벌 요인으로 따져보자면, 달러가 강해진 데에 있다. 같은 기간 미 달러화 지수 (DXY)는 106.4pt에서 108.0pt로 약 1.5%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월 달러/원 환율 및 DXY 상승률 차이 (4.7% vs. 1.5%)가 3.2%p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원화가 미 달러화 대비 약 3% 이상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5). 즉 최근 환율 급상승은 달러 강세에 더해 원화 고유의 약세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 연준의 2025년 금리인하 속도 조절 및 트럼프 불확실성 (달러 강세 요인), 국내 정치 불안 및 경기둔화 우려 (원화 약세 요인)의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달러/원 환율도 당분간 지금과 같은 높은 레벨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연말연초 휴장으로 인한 한산한 거래 및 얇은 호가,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당국 개입 경계, 그리고 미 달러화 강세로 인해 위아래 변동성이 다소 클 수 있다. 거래가 많지 않고 호가가 얇다는 것은 그만큼 환율이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 하에서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인해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설 경우,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 최근 환율이 중장기 추세를 큰 폭 상회하고 있다는 점도 급락을 유의해야 할 근거 중 하나다 (그림 6). 다만 국내 정치 혼란이 더욱 심화되거나 미 달러화가 더욱 강세로 갈 경우, 역시 호가가 얇다는 점에서 환율의 추가 상승 여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