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사트, 세단 없애고 왜건만 남긴 파격 전략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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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몰고 온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모델 라인업의 일대 혼란도 변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을 그대로 둔 채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브랜드 전체 라인업에서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하면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조화를 유지해야 하죠.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시기라서 각 브랜드의 라인업을 보면 혼란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브랜드마다 전략도 제각각이어서 더 복잡하죠.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폭스바겐에서 새롭게 출시한 '파사트 바리안트', 이하 '파사트'의 전측면 사진.

출처: 폭스바겐

새로 나온 내연기관 파사트는 전기차 시대에 폭스바겐의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단이 없어지고 왜건인 바리안트만 남긴 파격적인 시도가 눈에 띄죠. 파사트 세단의 역할은 전기차 ID.7이 담당합니다.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이하 파사트)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폭스바겐에서 새롭게 출시한 '파사트 바리안트', 이하 '파사트'의 후측면 사진.

출처: 폭스바겐

1. 브랜드의 동질성을 강조한 디자인

디자인은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따릅니다. 둥그스름한 앞부분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강조하죠. 폭스바겐 전기차 라인업과 비슷하고, 아랫급인 골프를 확대한 듯한 연관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위), 골프와 ID.7(아래)

폭스바겐의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와 '골프', 'ID.7'의 정면 사진.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시키는 둥그런 앞부분이 주목할만하다.

출처: 폭스바겐

이전 파사트의 전면부는 살짝 각진 디자인을 유지했는데, 신형은 매끈한 표면을 강조합니다. 위쪽 그릴 면적이 확 줄고, 아래쪽 공기흡입구를 크게 키워서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전반적으로 폭스바겐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세대교체 전과 후

폭스바겐의 '파사트' 세대교체 전과 후의 사진. 정면의 경우 세대교체 후 위쪽 그릴의 크기가 줄어든 한편, 아래쪽 공기흡입구가 커져 한층 다른 인상을 풍긴다.

출처: 폭스바겐

뒤쪽도 폭스바겐 디자인의 공통 요소를 적용했습니다. 이전 세대의 분리형 구성과 달리 좌우를 연결한 테일램프는 전기차 ID.7과 비슷하죠. 가로로 긴 테일램프와 대비를 이루는 범퍼의 검은색 가로 장식이 안정적인 수평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박스형 분위기가 강한 이전 세대와 달리 신형은 뒤쪽의 경사를 주고 곡면을 살려 왜건 특유의 짐차 이미지를 덜어냈습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세대교체 전과 후

폭스바겐의 '파사트' 세대교체 전과 후의 사진. 후면의 경우 세대교체 후 가로로 긴 테일램프와 곡면을 살린 디자인이 눈에 띈다.

출처: 폭스바겐

측면은 왜건이지만 매끈한 라인이 돋보입니다. 앞에서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캐릭터 라인과 경사지게 내려가는 D필러가 역동성을 드러내죠. 길이는 4,917mm로 이전보다 무려 144mm나 길어졌습니다. 길어진 만큼 늘씬한 차체가 더 두드러집니다. 차체 전반에 걸쳐 부드럽게 다듬은 덕에 공기저항계수는 이전의 0.31보다 많이 줄어든 0.25를 기록했습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세대교체 전과 후

폭스바겐의 '파사트' 세대교체 전과 후의 사진. 측면의 경우 세대교체 후 차체 자체가 부드럽게 다듬어져 공기저항계수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폭스바겐

2. 구성 요소를 줄인 간결한 실내

실내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10.25인치와 12.9인치 디스플레이 2개 외에는 별다른 요소를 넣지 않아 단정하고 깔끔합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5인치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아래 사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새로운 MIB4를 도입했고, 그래픽과 메뉴도 이해하기 쉽고 조작하기 편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칼럼식으로 바뀐 시프트레버는 공간 확보와 간결한 분위기 유지에 한몫합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폭스바겐에서 새롭게 출시한 '파사트 바리안트', 이하 '파사트'의 내부 사진.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외에 별다른 디자인요소가 없어 간결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출처: 폭스바겐

3. 차체를 키워 넓어진 공간

신형 파사트 왜건의 길이는 4,917mm로 이전보다 144mm 늘었고, 휠베이스는 50mm 길어진 2,841mm입니다. 덕분에 뒷좌석 다리 공간도 50mm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왜건은 짐 공간이 생명입니다. 신형 파사트의 트렁크 공간은 690L로 40L 늘었습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이전보다 140L 커진 1,920L까지 확장됩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폭스바겐에서 새롭게 출시한 '파사트 바리안트', 이하 '파사트'의 후면 짐공간 사진. 전체적인 길이의 상승과 함께 트렁크 공간의 상승으로 구형에 비해 넓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폭스바겐

4. PHEV를 포함하는 다양한 파워트레인

신형 파사트의 파워트레인은 다양합니다. 가솔린과 디젤은 2.0L 엔진이고 출력은 각각 2.0L 204/265마력과 122/150/193마력으로 나뉩니다. 내연기관 모델이지만 전동화 추세에 따라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갖췄습니다. 150마력 마일드 하이브리드, 204/272마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선택할 수 있고요. PHEV의 전기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 거리는 100km에 이릅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의 PHEV 파워트레인

폭스바겐의 '파사트'의 '파워트레인' 사진. 내연기관 모델이지만 전동화 추세에 맞춰 친환경적 요소를 지원한다.

출처: 폭스바겐

5. 역동성을 강조한 R-라인

신형 파사트는 비즈니스 버전을 기본으로 엘레강스와 R-라인 두 가지 상위 트림으로 나뉩니다. 엘레강스는 스타일을 중시하고, R-라인은 역동성을 강조하죠. 두 트림에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확장된 시트 마사지 기능, 메모리 기능을 갖춘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 등 추가로 고급 장비가 들어갑니다. R-라인은 앞뒤에 적용한 R 디자인과 스포츠 시트로 역동적인 감성을 강화했습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엘레강스(왼쪽)와 R-라인(오른쪽)

신형 '파사트'의 '엘레강스' 트림과 'R-라인' 트림을 보여주는 사진. 엘레강스는 스타일, R-라인은 역동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이다.

출처: 폭스바겐

파사트의 경쟁 모델은 어떤 차일까요? 중형 대중 왜건으로는 푸조 508 SW를 꼽을 수 있습니다. 508 SW는 올해 여름 부분 변경 모델이 선보였죠. 현재 세대 508 SW는 국내에도 판매했지만, 부분 변경 모델이 들어올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와 푸조 508 SW

'파사트'와 '파사트'의 경쟁 모델 중 하나인 '푸조' 508 SW의 사진. 파사트와 달리 508 SW의 경우 과감한 인상이 눈에 띈다.

출처: 폭스바겐, 푸조

파사트와 508 SW는 디자인 차이가 큽니다. 파사트가 평범하고 무난한 스타일이라면 508 SW는 과감하고 개성이 강하죠. 508 SW는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인상이 더 과감해졌습니다. 앞모습만 보면 왜건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죠. 뒤쪽은 508 SW도 그나마 좀 얌전한 편입니다. 두 차가 브랜드는 달라도 테일램프를 연결한 구성은 유사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자동차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를 보여주죠.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와 푸조 508 SW

'파사트'와 '파사트'의 경쟁 모델 중 하나인 '푸조 508 SW'의 후면 사진. 후면의 경우 두 차 모두 테일램프 부분에서 디자인의 유사성을 보여준다.

출처: 폭스바겐

508 SW의 파워트레인은 파사트 바리안트보다는 종류가 적습니다. 일반 내연기관은 가솔린 1.2L 120마력, 1.6L 218마력, 디젤 1.5L 130마력 3종만 있죠. 2.0L로만 구성된 파사트와 달리 508 SW는 배기량이 작은 엔진을 사용합니다. PHEV는 오히려 508SW가 파사트 바리안트보다 하나 더 많아서 180마력, 225마력, 360마력 세 개로 나뉩니다.

푸조 508 SW

'푸조 508 SW'의 후면 사진. '하이브리드' 엔진을 강조하며, 508 SW의 파워트레인은 파사트와 마찬가지로 전동화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성향을 보임.

출처: 푸조

실내는 브랜드 특성에 따른 분위기 차이가 큽니다. 파사트 바리안트는 단정하고 간결한 반면, 508 SW는 화려하고 요소가 많습니다. 대신 많은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해서 전반적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풍깁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와 푸조 508 SW

'파사트'와 '508 SW'의 운전석 구조를 비교하는 사진. 파사트의 경우 단정함과 간결함이 드러나는 반면, 508 SW는 화려함과 다양한 요소를 중시한 형태를 보인다.

출처: 폭스바겐, 푸조

실내 공간은 세대교체 하면서 길이를 확 늘인 파사트가 더 여유롭습니다. 508 SW의 길이는 4,778mm로 4,917mm인 파사트 바리안트보다 139mm 짧습니다. 이전 세대 파사트 바리안트와 비슷한 수준이죠. 휠베이스 역시 파사트와 508 SW가 각각 2,841mm와 2,793mm로 48mm 차이 납니다. 트렁크도 두 차의 기본과 2열 폴딩이 각각 690/530L, 1,920/1,780L로 파사트가 더 여유롭습니다. 파사트가 세대교체의 초점을 실용성에 맞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폭스바겐 6세대 파사트 바리안트

2006년 국내에 들어온 바 있는 '파사트' 6세대의 사진. 이 당시 국내 판매량은 저조하여 폭스바겐 왜건 모델은 출시되지 않았다.

출처: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는 2024년 1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판매를 시작합니다. 파사트 바리안트를 국내에서 판매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폭스바겐 왜건은 2006년 6세대 파사트 모델이 국내에 잠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판매가 저조해서 그때 외에는 국내에 폭스바겐 왜건 모델이 나오지 않았죠. 파사트 내연기관은 이제 왜건으로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왜건 선호도가 낮은 국내 실정에는 불리한 조건이죠. 대신 국내에서도 파사트 세단 자리는 ID.7이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폭스바겐 ID.7

폭스바겐의 차종 가운데 국내에서 판매가 가장 유력한 'ID.7'의 사진. 국내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현재, ID.7의 세단 시장 활약이 기대된다.

출처: 폭스바겐

ID.7은 대중차급 준대형 세단 시장의 포문을 여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이 2026년까지 내놓기로 한 새로운 전기차 10종 중 하나죠. 5m에 육박하는 길이와 3m에 가까운 휠베이스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는 700km에 이릅니다. 내연기관 파사트 세단의 자리를 대체할 만하죠. 전기차 시장 확대가 국내 시장에도 모델 선택지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파사트 세대교체에서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바리안트

폭스바겐 '파사트'의 후면 사진. 파사트 브랜드 네이밍이 간결한 배경에 간결하게 씌어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 '파사트'와 푸조 '508 SW'의 제원표. 두 차량 모두 성능이나 구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신형 파사트의 늘어난 길이와 휠베이스는 고스란히 실내 공간의 여유로 드러납니다. 이처럼 숫자는 자동차의 가치를 객관적인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합니다. KB진단중고차 역시 중고차 속 숫자들의 가치를 냉정하게 진단합니다. KB가 차를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객관적인 숫자로 진단하니 신뢰도가 확 올라가죠. 지금 KB차차차에서 진단중고차 TV CF를 론칭했으니 구경하시고 이벤트에도 참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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