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육아용품: 합계 출산율은 0.72명인데, 육아용품 매출은 상승?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송중기 유아차’를 아시나요? 독일 프리미엄 육아용품 브랜드 싸이벡스의 제품으로 알려졌는데요. 270만원대라는 높은 가격에도 아이를 둔 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요.

비단 유아차뿐일까요? 최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교복이 되어버린 몽클레어 패딩’이라는 기사로 한국 아동 명품 시장의 성장을 분석했어요.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합계 출산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데요. 출산율은 세계 최저지만, 프리미엄 육아용품 시장이 성장 중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육아용품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골드키즈 문화, 텐 포켓 현상을 지목하고 있어요.

‘골드키즈’란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하나뿐인 자녀를 최고로 키우고 싶은 부모가 늘어나면서 생긴 용어예요. '텐 포켓'은 아이 한 명에게 10개의 주머니가 열린다는 뜻으로, 양가 조부모와 이모, 삼촌뿐 아니라 부모의 지인까지 아이를 위해 지출하는 현상을 의미해요.

골드키즈와 텐 포켓 소비 트렌드의 등장으로 국내 육아용품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어요. 2023년 아동/유아용품 항목의 거래액은 5조 2,330억 원(출처: 통계청)으로 2018년 3조 6,000억 원 대비 약 45%나 증가했어요.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의 성장률이 지난 5년간 연평균 5%를 넘었습니다. 중국, 터키에 이어 3번째로 빠르게 성장한 수치예요.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아동 명품 매출도 증가했어요. 2023년 현대백화점의 1~4월 아동 명품 매출은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28.5%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와 롯데백화점의 명품 아동 브랜드 매출은 각각 28.7%, 15% 늘었습니다.

백화점의 아동 명품 매장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올해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명품 브랜드 D사의 유아동 선물 전문 매장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어요.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에는 B사와 F사를 비롯해 다양한 명품 키즈 브랜드가 입점했습니다. 

유아동이 주요 고객층이 아니었던 분야도 텐 포켓을 공략해 프리미엄 육아용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요.

호텔 업계는 골드키즈를 위한 키캉스(키즈+호텔+바캉스) 상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서울의 한 유명 호텔은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 룸을 30실에서 52실로 2배 가까이 늘렸고, 또 다른 호텔에서는 프리미엄 키즈 가구 브랜드와 협업해 교구와 어린이용 가구를 배치한 객실 상품을 11월까지 판매합니다.

다이어트족이 주요 고객층인 닭고기 전문 업체도 프리미엄 유아식 브랜드를 새로 만들었어요. 엄마, 아빠 직원이 직접 연구개발하고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내세웠죠. 유기농 식품 브랜드들도 아이 성장 주기에 맞춘 프리미엄 영유아식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육아용품 시장뿐 아니라 금융,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골드키즈를 공략한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어떤 프리미엄 육아용품과 서비스가 텐 포켓의 지갑을 열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