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160여 개가 옹기종기 모여 군도(群島)를 이루는 오키나와 여행은 주로 본섬인 나하섬에 집중된다. 세로로 길쭉한 나하섬은 남북으로 100km에 달할만큼 커서 공항과 편의 시설이 밀집한 남부를 거점으로, 렌터카를 타고 북부와 중부를 여행하거나 버스 투어를 통해 둘러보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나하 시내는 공항부터 주요 여행지를 잇는 유이레일(모노레일)이 있어 이동하기 편리하다.
나하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지는 국제 거리로 통한다. 아기자기한 기념품부터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특산품과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여행 필수 코스다. 유이레일의 겐초마에 역 앞부터 마키시 역까지, 총 1.6km의 쭉 뻗은 거리를 따라 각종 기념품점과 카페, 백화점, 호텔이 자리한다. 낮에는 쇼핑을 위해, 밤에는 포장마차가 모여 있는 야타이무라를 찾는 인파로 거리는 늘 북적인다.
국제거리에서 꼭 맛볼 음식은 단연 스테이크다. 거리를 걷다 마주치는 점포만 수십 개에 달한다. 최고급 호주산 소고기와 오키나와산 와규를 즐기는 철판 요리 전문점 헤키(Heki), 맛은 물론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샘스 세일러 인(Sam’s Sailor Inn)을 비롯해 가성비가 뛰어난 얏파리 스테이크(やっぱりステ―キ)와 스테이크 정석으로 통하는 스테이크하우스 88(ステ―キハウス88)이 대표적이다.
스테이크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면, 본격적인 쇼핑 리스트를 채울 차례. 오키나와 특산품으로는 소금과 흑당이 유명하다. 청정한 바다에서 채취한 오키나와 소금은 염분은 낮고 미네랄 함유량이 월등하다. 국제거리 중간쯤 헤이와도리 시장 바로 앞에 자리한 마스야(塩屋)는 이름난 소금 가게로, 일명 ‘눈꽃 소금’이라 불리는 오키나와 소금을 살 수 있다.
오래전부터 사탕수수를 재배한 오키나와 사람은 흑당을 즐겨 먹었다. 사탕수수즙을 오랜 시간 졸여 만든 흑당은 단맛이 과하지 않으면 서도 향미가 풍부하다. 천연 단맛을 자랑하는 오키나와 흑당을 함유한 디저트로 바움쿠헨이 빠지지 않는다. 통나무의 나이테처럼 얇은 반죽을 켜켜이 쌓으며 굽는 바움쿠헨 전문점인 후쿠기야(Fukugiya)는 오키나와 흑당을 사용해 한층 고급스러운 맛을 자랑한다.
이 밖에 오키나와식 하와이안 셔츠인 카리유시, 자색고구마 타르트 베니이모, 액운을 막는 오키나와 수호신 시사가 기념품으로 인기다.욱 여유를 즐기기 좋다. 앞서 말했듯 오키나와의 겨울은 봄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온화하다.
덕분에 일본에서 벚꽃이 가장 먼저 개화하며 봄을 알려온다. 오키나와의 벚꽃은 짙고 선명한 진분홍색을 띤다. 1월 초부터 서서히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2월 초에 만개하며 봄날의 고운 정취를 자아낸다. 아름다운 자연 절경과 함께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야에다케 공원과 나고 성터, 나키진 성터와 야에세 공원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