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인 줄 알았는데 ‘대장암’이었다? 치질과 대장암 구별법

치질의 대부분은 ‘치핵’, 나이들며 증가해요

치질은 항문에서 발생하는 치핵, 치열, 치루 등 항문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우리가 보통 치질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치핵’인 경우가 대다수. 치핵은 쉽게 말해 항문의 근육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이다.

항문의 구조를 보면 제일 바깥에 외괄약근이 있고 그 내부에 내괄약근이 있는데, 외괄약근인 근육층 내부에 혈관과 결체조직으로 이루어진 치핵 조직이 위치한다. 이 조직은 항문의 쿠션 역할을 하는 곳으로, 특정 이유로 이 치핵 조직이 늘어나고 혈관이 막혀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질병인 치핵이 되는 것.

치핵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증가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항문이 찢어지는 질병인 ‘치열’은 선홍색 피가 묻어나면서 날카로운 통증을 함께 느끼는 경우가 많고, 치핵의 경우도 혈관이 부풀어 올라 터지면 출혈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배변 패턴의 변화, 전신 쇠약감이 있어요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을 일컫는다. 대개 3~4기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대장암은 초기 생존율이 90%를 넘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암 중 사망률이 세 번째로 높은 질병이다. 2021년 우리나라에서 총 3만 2,751건이 발생한 암으로, 발생률로만 따지면 전체 암 중 2위에 기록되어 있다.

대장암도 가장 흔한 증상은 혈변이다. 혈변과 통증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는 치질과는 달리 대장암의 경우 병이 진행되면 혈변, 변비나 변의 굵기 감소 등의 배변 패턴 변화, 잔변감, 복통, 복부 팽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고.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는 경우도 대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 배변의 패턴 변화보다는 빈혈이나, 체중 감소를 일으키고 전신 쇠약감이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이럴 때’ 대장 검사를 해보세요

치질과 대장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혈변이다. 이에 대장암 환자의 상당수가 혈변을 보고도 치질일 것으로 지레짐작해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다행히 이 두 질환의 혈변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조직인 치핵을 이루는 혈관이 부풀어 올라 터지면 출혈이 발생하는 ‘치핵’ 등 치질로 인해 발생하는 혈변의 색은 ‘선홍빛의 밝은 피’라고.

이와 달리 대장암의 혈변은 주로 ‘암적색의 어두운 색깔’을 보이는 경우다 많다. 이에 병원에서도 ‘검은 변이 가늘게 나올 때’는 대장 관련 검사를 권한다.

단, 출혈량이 많거나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암에 의해 발생하는 출혈의 경우, 다소 밝은색의 혈변이 보일 수도 있다고 하니 갑자기 발생하는 혈변은 반드시 병원에 가서 그 원인을 파악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