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991%! 닭장 아파트, 그 해법은?

부동산은 처음이라
202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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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복판, 용적률 991%를 자랑하는 초고용적률 아파트가 등장한지도 수년이 지났습니다. 주택 공급 확대라는 명분 아래 점점 더 빽빽하게 들어서는 ‘닭장 아파트’,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요? KB부동산에서 도시의 미래와 주거 환경을 위해 그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용적률 991% 아파트, 더 늘어난다고?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초고층 아파트'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은 한정된 땅에 많은 인구가 몰려 있는 대도시입니다. 자연스럽게 건물은 점점 높아지고, 주택 한 채라도 더 짓기 위해 용적률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죠.

청량리역 일대의 초고층 아파트들은 용적률 900~1000%에 달하는 ‘초고밀 주거 단지’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이 마치 ‘닭장’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닭장 아파트’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더 놀라운 건, 앞으로 이런 아파트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초고밀도 아파트가 왜 필요하고 증가하는 걸까요? 적은 땅에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고층 건물일수록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에서는 용적률을 높여야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줄어들고, 사업성이 확보되죠. 하지만 이렇게 밀도를 극단적으로 높이면 주거 환경이 악화되는 등 여러 문제도 발생합니다.

초고밀 아파트 부작용은?

'초고밀 아파트 단지' 주변에는 넓은 도로와 햇빛이 없는 그늘로 가득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초고밀 아파트의 부작용 뭐가 있을까요? 우선, 고층 건물일수록 공사비가 많이 듭니다. 특별한 공법과 자재가 필요하고, 지하층도 깊게 파야 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급증합니다.

또한, 이런 아파트들은 도시 미관을 해칠 수 있으며, 주거 환경도 불편할 수 있습니다. 너무 높은 건물이 들어설 경우 기존 도시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교통 혼잡이나 일조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요. 고층 아파트가 늘어날수록 바람이 강해지고, 비상 상황에서는 엘리베이터 고장 등 대피가 어려운 상황 등 안전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초고층 ‘닭장 아파트’ 그 해법은?

'고밀 개발'의 '해결 방안' 3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이처럼 빽빽하게 들어서는 ‘닭장 아파트’가 양산된다면 심각한 부작용이 동반됩니다. 이에 정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고밀 주거단지를 만들 때 단지 설계뿐만 아니라, 도시의 공간별 기능과 역할을 입체적으로 고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고밀 개발의 가장 큰 문제는 교통량의 급증입니다. 예를 들어, 용적률 200% 이하 대단지의 용적률을 350%로 올릴 경우, 가구 수가 40% 이상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택 개발과 교통망을 연결하는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합니다. 또한, 용적률 상향을 논의할 때는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 용량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대중교통과 보행자 중심의 교통 체계 구축도 그 대안이 될 수 있는데요.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보행일상권’처럼, 사람들이 걸어서 학교나 직장, 지하철역 등 다양한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1기 신도시 ‘닭장 아파트’를 피하려면?

'도시정비' 사업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아닌 '삶의 질' 향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정비사업도 이러한 문제점을 최소화할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현재 정부는 1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높이만 올린다면 ‘닭장 아파트’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과밀 개발을 피하려면 도시 기반 시설을 먼저 개선한 후,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기존 도로·전기·수도 등 인프라를 정비하고, 공공 시설과 녹지 공간을 확보한 뒤 개발을 진행해야 합니다. 

단순히 용적률 높이는 것 이상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르코르뷔제가 제시한 ‘빛나는 도시’ 개념처럼 친환경적이고, 사람 중심의 도시 설계를 통해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용적률 900% 넘는 초고밀 아파트는 땅이 부족한 대도시에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밀도를 높이면 주거 환경 악화, 교통난, 도시 미관 훼손 등의 문제가 뒤따릅니다.

앞으로의 도시 정비는 단순히 ‘공급 확대’가 아닌, 사람 중심의 계획과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 그것이 진정한 해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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