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는 한국은행 총재가 발표한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가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은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대로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함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어렵다'고 밝혔죠.
이어 '7월 통화정책방향회의까지 기다려야 금통위원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고, 데이터도 좀 더 봐야한다'고 코멘트 했습니다. 반면 하반기 중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5%를 밑돌 것으로 보는 등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앞서 보도된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근원물가지수가 2%대 초반으로 내려와 있어 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됐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향후 물가가 안정되고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진다면 내수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내비쳤죠.
인플레이션 부담이 시장 기대만큼 줄어든다면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는 어떻게 될까요? 중요한 것은 물가와 경제 사이에서 균형금리정책을 추구했던 한은이 선제적 통화정책(Preemptive Monetary Policy)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는 가운데, 글로벌 통화정책에 영향력이 높은 美 정책금리의 향방이 중요해 보입니다. 美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기 대비 3.3%로 발표되어 예상치 3.4%를 밑돌고, 4월 3.4%보다 낮아졌습니다.
5월 생산자물지수(PPI)도 전년동기 대비 2.2% 상승해 4월 2.2%에서 횡보했죠. 이제 개인소비지출(PCE)이 관건인데, 일단 4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2.7% 상승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했습니다. 28일 발표하는 5월 결과에 따라 9월 첫 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美 경제 바로미터인 5월 소매판매 지표의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입니다. 5월 소매판매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2.3% 상승했습니다. 5월 CPI 상승률 3.3%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소비자 지출이 강하지 못함을 나타냈죠.
전월 대비로는 0.1%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 0.2~0.3%를 밑돌았습니다. 소매판매 규모는 美 국내총생산(GDP)의 약 ⅔를 차지하고 있어 경제성장의 가늠자 역할을 하며, 장기적으로 CPI, PPI 흐름에 기여하기에 중요합니다.
물가가 높고, 금리 오름세가 장기화되면 중산층 소비자들의 소비 지출이 둔화될 수 있죠. 美 소비둔화가 임의소비재 지출 감소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금리 방향성 전환의 트리거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보통은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소비재'는 안정적 지출이 이어집니다.
반면 엔터ㆍ레저ㆍ외식산업을 포함한 비 필수상품 및 서비스인 '임의소비재'는 경제 불확실성이 나타나면 빠르게 줄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죠. 금리 인하가 근접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