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오전 개최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를 유지했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지속됐던 금리 인상이 2023년 2월부터 동결된 이래 13차례 연속 3.50%로 묶이면서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간 것입니다.
미 연준(Fed)의 9월 정책금리 인하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한은 설립 이래 최장 기간 동안 연속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상황을 좀 더 지켜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남은 일정은 3회(9/19, 11/8, 12/19)이고, 한은 금통위 회의 일정은 2회(10/11, 11/28)입니다. 남은 8월 중 예상보다 美 고용시장의 냉각 기류가 강해질 경우 9월 금리 인하 폭은 당초 베이비컷(0.25%p)에서 빅컷(0.5%p)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9월 美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한은의 10월 베이비컷 시행에 대해 기대치가 높아가는 상황입니다. 한편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도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내수회복세의 더딘 상황이 언급된 바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달러화 약세현상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추세를 보였다는 점도 한은 통화정책 부담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강달러 속에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1,400원대를 넘나들었으나, 20일 기준으로 5개월 만에 1,330원대로 하락했습니다.
9월로 예견되는 美 연준(Fed)의 정책금리 빅컷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달러가치 하락, 원화가치 상승이 나타난 것이죠. 물론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美 대선 등 이벤트로 환율 하락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는 과거보다 완화된 모습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부담과 외환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든다면 금융통화위원들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접근성도 수월해질 것입니다. 반면 내수부진 우려는 점차 가팔라지는 양상입니다. '반도체 착시를 걷어내니 역성장'이라는 언론보도(매경 22일)가 이를 대변해 줍니다.
이제 남은 변수는 부동산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세로 압축됩니다. 경제 활성화와 부동산시장의 안정화가 적절하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현명한 통화정책 및 경제 활성화대책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