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종시 아파트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이 같은 집값 상승은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공약 등이 나오면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4월 28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2% 올라 4주째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광역시 이외 기타 지방 아파트 가격이 0.01%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종시 아파트시장은 ‘부동산 판 정치 테마주’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선거 시기가 되면 정부 부처나 대통령실, 공공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집값이 들썩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니 당장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최근 들어 상승률은 다소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세종시 아파트가격 오름세는 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치 이슈가 아니더라도 세종 아파트값은 그동안 너무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아파트값 실거래가 기준 고점은 전국 기준 보다 4개월 빠른 2021년 6월이었다. 세종시의 올 2월 기준 고점 대비 회복률은 72.3%에 그친다. 5대 광역시와 지방의 회복률 82.3%, 87.3%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세종시의 현 반등은 단기 급락에 따른 매수자 유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과열 분위기에 휩쓸려 호가대로 덜컥 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단지를 비교해 고점 대비 회복률이 낮은 곳을 고르는 게 좋을 것 같다.
세종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 부동산 시장은 아직 봄바람이 불지 않는다. 악성 미분양 주택은 11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2월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방은 0.03% 떨어졌다. 다만, 지방도 지난해 11월~올 1월까지 0.4%대의 하락 폭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락을 멈추고 약보합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방마다 편차는 있다.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울산(0.02%) 아파트값은 올랐지만, 부산, 대구, 광주, 대전과 세종시는 떨어졌다. 조선, 자동차 경기가 좋은 울산은 지난해에도 1.4% 올랐다. 지방 내부에서도 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 지역 다극화로 볼 수도 있다. 지방 아파트 시장은 바닥을 다지면서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