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거래 감소 속 가격 약세’라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수요자가 관망세를 보여서다. 과거의 유사 사례를 보자. 지난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본격화했을 때 주택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수요자의 심리를 반영하는 거래량이 뚝 끊겼다.
정치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서울 아파트를 보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6년 10월만 해도 1만 2,145건에 달했다. 하지만 국회가 두 달 뒤인 12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하자 거래량은 4,225건으로 뚝 떨어졌다. 2017년 1월에는 3,731건으로 줄었다. 그러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내린 3월에는 8,594건으로 늘어났고, 그해 5월에는 1만 4,825건으로 V 자를 그리듯 급증했다.
거래량이 줄자 가격 역시 내림세를 보였지만 낙폭은 심하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2016년 12월(-0.6%)과 2017년 1월(-0.28%)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2017년 2월에는 보합세(0%), 3월에는 0.79%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04년 3월부터 헌재가 기각을 선고한 5월까지 아파트 가격의 경우 서울은 0.85%, 전국은 0.54% 각각 올랐다.
정치적 변수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쳤지만, 장기간 이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과거의 경험치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부동산시장은 여러 변수에 의해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유기체 같은 것이다. 과거의 사례가 그대로 반복된다고 할 수 없으니 그냥 참고 정도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