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서울 강남의 대표 재건축 사업지인 압구정3구역에서 소유권이 불명확한 토지가 확인됐습니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1~7차와 현대10·13·14차, 대림빌라트 등이 포함된 재건축 구역입니다. 문제가 된 토지는 총 15개 필지로, 5만2,334㎡에 달하는데요. 압구정 아파트 시세 3.3㎡당 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시가로 3조원 규모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해당 토지는 각 조합원의 소유가 아닌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옛 한국도시개발)과 서울시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습니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명의는 15개 필지 중 약 4만㎡를 차지한 9필지, 서울시는 도로·보행로·공원 등 6필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지분 표기가 중복으로 돼 있거나 소유자 오류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압구정2구역 역시 현대건설과 한국도시개발, 금강개발산업 등이 땅 일부를 아직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한양1, 2차가 속한 압구정5구역도 일부 대지지분이 건설사인 한양 명의로 남아있는 것이 발견됐습니다.
이런 오류는 1970~80년대 등기가 전산화 돼 있지 않아 수기로 등록하다 보니 중복 기재, 누락 등 행정 착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분양 당시 현대건설이 토지 지분을 조합원에게 완전히 이전하지 않았거나, 일부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부분이 등기부 작성 당시 지분 정리가 누락돼 있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