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WTI는 배럴당 42.5달러로 지난 11월 말 대비 16.5% 하락했다. 2017년 6월 이후 최저치이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판단된다. 첫째는 원유 초과공급에 대한 우려 지속이다. 지난 12월 OPEC+는 감산을 결정했으나, 2019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감산을 앞두고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감산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둘째, 위험 자산 회피 심리이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갈등으로 인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과 파월 연준 의장 및 므누신 재무장관에 대한 경질 가능성 보도 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 2014~2016년 유가 급락과 다른 현재 상황
10월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2014~2016년의 국제유가 폭락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다른 점은 공급 측에 있다. 2014년 12월 사우디 나이미 에너지 장관은 “사우디와 다른 중동 국가들은 저유가 시대가 오래 지속돼도 버틸 수 있다”고 발언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OPEC 국가들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셰일 기업들과 치킨 게임을 벌인 것이다. 또한 2016년 이란 제재가 해제되자 이란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원유 생산량을 늘렸다. 하지만 현재는 2016년 상황과는 다르다. OPEC은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들과 2017년부터 감산 중이며, 2019년 1월부터 120만배럴의 추가 감산이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2016년 생산량을 늘렸던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