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구체적인 어떤 것’을 제공하는 자산들의 가격이 올랐다. ‘제 역할’을 잘 해온 것들이다. 꾸준하게 배당을 지급하는 가치주 (VTV), 물가 방어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 현물 (GLD), 기축통화인 달러 (UUP)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이 좋았다. 이들 자산은 연초의 조정 이후 가장 먼저 회복했고, 효율 (위험 대비 수익률)도 좋았다.
채권 ETF의 저조한 성과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채권 자산군의 낮은 변동성을 활용하기 위해 금리 인상기 채권에 투자한다면, 저변동성의 대가로 ‘얼마를 지불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손실은 피할 수 없다. 전체적인 금리 레벨이 올라가면서 채권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금리인상기 채권 투자는 ‘얼마나 덜 잃는가?’로 귀결되는 방어전이다. 이 때, 투자자는 각 ETF의 듀레이션 (≒금리 민감도)을 확인해야 한다. 금리인상 (인하)으로 인한 손실 (이익)의 크기는 투자대상보다는 듀레이션에 좌우된다. 예를 들어서, 투자등급 채권 ETF의 듀레이션은 하이일드 ETF 듀레이션 보다 길다. 따라서 투자 대상만 보고 채권형 ETF를 선택하면 예상보다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작년부터 채권 시장에는 연준의 긴축 이슈가 걸려있었다. 기준금리의 방향이 명확했던 만큼 (인상), 채권 포지션이나 듀레이션을 줄이는 전략이 유효했다. 연초 이후 원유, 원자재, 에너지에 투자할 기회를 놓쳤거나, 채권 포지션의 듀레이션을 줄이지 못했다면 모든 자산군에서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다. 현재 시장 전반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지만 분위기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김일혁, 3/23). S&P500 ETF (SPY)가 고변동성 국면에 위치할 가능성이 하락했고, 유가의 고변동성 국면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한 두개의 특정 자산군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자산군의 수치를 함께 살펴보고, 시장 변화에 대비하자 (박준우, 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