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CPI 서프라이즈 이후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쉽게 하향 안정되기 어렵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연준의 강한 통화 긴축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공포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8월 CPI 서프라이즈가 주식시장에 시사하는 바를 조금 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유동성 환경과 멀티플 측면에서는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만, 기업이익 측면에서는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업들의 판매가격을 반영하는 CPI 서프라이즈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꽤 견조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이렇게 견조한 수요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가격전가가 계속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S&P 500 EPS 전년비 증가율에 (+) 기여를 한 요소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이다. EPS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3가지 (매출액, 순이익률, 주식 수 변동)로 나눠봤다. 상반기 중 매출액은 전년비 10%대 증가율을 유지했고, 자사주매입 비율도 높아지며 EPS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마진이 줄어들면서 EPS 증가율에 (-) 기여를 했다. 마진 축소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눠보면, 매출총이익률 단계에서 마진 축소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적극적인 가격전가를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비교적 잘 상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