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변곡점

2023년 하반기 매크로 전망

■ 미국 경기 둔화를 예상하는 이유

소비는 미국 경제의 견고한 기반이다.
역사적으로 미국 GDP 중 민간 소비는 70% 가까이를 차지해왔는데, 이는 한국은 물론 비교적 내수가 큰 편인 일본이나 유로존에 비해서도 훨씬 큰 비중이다.
그래서 미국 경제를 볼 때 소비 전망이 다른 국가에 비해 특히 더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경제의 화두는 인플레이션이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의 여파가 지속되었고 강한 고용시장의 회복이 가계의 소비수요를 지지하는 배경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내 소비의 견조함이 약해질 조짐은 점점 더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믿을 구석’이었던 여유자금은 대부분 소진되어 가고 있고 매월 벌어들이는 소득도 증가세가 예전만 못하다.
소비 여력이 축소되는 가운데 가계는 저축을 조금씩 다시 늘리는 중이다.
이렇게 소비가 줄어들면, 그 거대한 규모의 영향으로 미국의 경기 흐름을 낙관하기 어렵다.

■ 둔화의 이면: 헤드라인 아래의 이질성

소비가 줄면서 하반기 미국 경기 흐름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려워졌지만 전반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도 회복 가능성이 보이는 부문들이 있다.
재고투자와 설비투자가 대표적이다.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탓에 이들 투자 부문의 회복이 전체 경기 흐름을 돌려세울 만큼의 힘을 갖기는 어렵겠으나, 경기 하강의 폭을 제한하며 미국 경제가 심한 침체로 빠지지 않도록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