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EU가 지난해 도입을 선언한 탄소 국경 조정 제도 (EU Carbon Border Adjust Mechanism, 이하 CBAM)의 시범 시행 기간이 시작되었다. 시범 시행 기간은 2025년 12월까지이며 해당 기간까지는 EU가 수입하는 6개 품목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에 대해 생산 시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보고하기만 하고, 시범 시행이 끝나는 2026년부터 제품 생산 시 탄소배출량에 대해 EU 탄소배출거래제 (ETS)와 연계해 본격적으로 관세가 부과 되는 일정이다.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거나 관련 의무가 준수되지 않을 경우 10~50유로/톤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U의 CBAM 대상 품목의 대 EU 수출액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3% (45억 달러)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 예상되며, 알루미늄 (10.6%, 5.4억 달러)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9/30, 철강금속신문). 전면 시행시기가 2026년부터임에 따라 당장은 보고 의무만 존재하나, 2026년부터 해당 기업들은 탄소배출 집약도를 낮추는 것이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까지는 국내 철강 및 알루미늄 기업들은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기업 (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등의 철강 및 알루미늄 기업) 대비 탄소배출 집약도가 낮아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나 향후 경쟁의 축이 탄소배출 집약도를 낮추는 것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철강기업들은 이와 같은 점에 주목하여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 (공정개선, 저탄소 원료 발굴,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