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이 세계화 시대의 대표적 수혜 국가였다면, 탈세계화 시대에는 (일부 산업 제외) 과거의 수혜가 사라질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산업 트렌드 변화와 수출 구조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상존하며, 그것을 지금 반영하는 중이다. 탈세계화로 인한 수출 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중단기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면, 내수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내수 경기가 부진하다. 게다가 출산율도 낮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내수 축소의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의 이슈는 크게 2가지 관점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유지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여부다.
■한국 주식시장 밸류업 과정: 상법 개정 vs. 자본시장법 개정 → 공통점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2024년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2024년 11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능성 확대에 이어, 이제는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림 1>. 최근 일부 상장사들의 경영권 분쟁, 계열사 합병 및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주주가치 훼손 사례 등이 잇따라 발생하며 최소한의 주주 보호 원칙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양측의 공통적인 부분인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법 개정의 핵심 쟁점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도입하고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과 지배구조 개선 중 어느 부분에 더 무게 중심을 맞추냐는 것이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상법 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지배구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되어 있는 상태다. 만약 상법개정안이 입법화된다면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에 긍정적 영향이 전망되지만,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로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에 한층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조사기관 (Insightia)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목표가 된 한국 기업 수는 2023년 77개사로 5년 전 대비 +9배 이상 증가됐다. 한편 주식시장 내에서 주주 영향력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에는 기관 투자자 영향이 확대됐고, 2020년대에는 개인들의 영향도 확대됐다. 최근에는 매도 우위이긴 하지만, 2024년에는 외국인들도 ‘밸류업 프로그램’ 관점에서 한국 주식시장을 대규모 순매수했던 점도 참고해 볼 수 있겠다. 그리고 3개의 핵심 수급 주체 모두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진전이 있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