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201030)

[에피소드 I] SMR, 문을 열다: 개념과 밸류체인

■돌아온 원자력의 시대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원자력 그리고 SMR (소형모듈원자로)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2년 말부터 이어진 에너지 위기, 그리고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강화가 겹치면서, 원자력 산업이 다시금 재평가를 받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원이라는 점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의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 투자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주가의 변동성을 높여오는 모습이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는 ETF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 ICLN)와 원자력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 (Global X Uranium ETF: URA, VanEck Uranium and Nuclear ETF: LNR)의 2023년 중반 이후 가격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에너지 영역에서 투자자의 관심 변화 그리고 원자력에 대한 시장의 관심 증가는 명확히 발견된다.

■Why 원자력?, Why SMR?

그렇다면 원자력이라는 분야에서도 왜 SMR이 주목받을까? 기존 대형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비가 막대하며, 부지 선정과 규제 문제 또한 복잡하다.
반면, SMR은 1) 모듈형 설계를 통해 시공기간 단축 및 비용절감을 기대해 볼 수 있고, 2) 기존 원전 보다 안전하며, 3) 전력 수요가 적은 도서 지역이나 신흥국 그리고 재생에너지와 병행하여 유연한 전력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4) 아울러 4세대 SMR의 경우 산업용 열 공급, 수소생산 등 전기 생산 외의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탄소중립을 위한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에서 원자력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더 안전하며, 더 유연하게 원자력을 도입하고 하는 시장의 요구에 맞춰 SMR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MR 글로벌 경쟁: 4세대 중심 미국 vs.
3.5세대 중심 유럽

현재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는 SMR 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19개국 이상에서 80여 종의 SMR 노형이 개발 중이며, 미국·유럽·중국·러시아 등이 국가 및 기업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가장 활발한 상용화 행보를 보인다.
SMR 개발 트렌드는 기존 경수로 기반의 3.5세대와 혁신형 4세대 노형으로 크게 나뉜다.
특히 북미와 유럽을 비교해 보면, 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은 3.5세대와 4세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4세대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면 유럽은 3.5세대가 중심이다.
미국은 SMR을 단순한 원전 기술 발전의 한 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안보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술혁신을 통해 이 분야 패권 확보를 겨냥한 듯하다.
유럽의 경우 에너지안보라는 확실한 동인 아래 보다 현실적으로 SMR을 도입하기 위해 3.5세대에 집중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SMR시대.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

SMR 기존 대형 원자로와는 차별적인 에너지 생태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KB증권의 판단이다.
기존 원전이 대규모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일방향적이고 다소 경직된 밸류체인을 가졌다면, SMR은 모듈화된 설계와 분산형 전력 공급을 통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SMR 상용화는 단순히 원자로 개발에 그치지 않고, 연료 공급, 설계 및 기술 개발, 제작 및 조립, 전력 판매, 폐기물 관리에 이르는 통합된 밸류체인 구축이 필수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SMR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료 공급부터 폐기물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상장회사인 BWX Technologies, Centrus Energy, Rolls-Royce, NuScale 등을 통해 산업의 변화를 체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