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미국의 GDP는 전세계 GDP의 약 1/4이고, 세계 최대 규모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갖고 있음. 국제 무역의 50% 이상에서 달러가 사용되고 있으며, SWIFT에서는 40%가 달러로 거래. 외환거래에서는 88%, 전세계 외환보유고의 60%도 달러. 국제 교역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이후, 꽤 오랜 기간 동안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누려왔던 만큼, 국제 무역 계약이나 채권 발행 시장에서 달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고 이런 관성은 매우 강함.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럴 때마다 시장은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없다’고 평가했음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는 틈을 타서 위안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대체할 통화가 없어서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누리는 동안, 미국은 상당한 수혜를 누렸음. 미국은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위협적인 게 SWIFT 같은 국제 결제망에서 특정 국가의 은행을 배제하는 것. SWIFT 제재를 받게 되면, 자금 거래가 불가능해지고 교역에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경제 제재 효과가 발생. 미국이 강력한 제재 수단을 갖고 있다는 건, 국제 사회에서 강한 발언권을 갖게 된다는 걸 의미. 또한, 기축통화를 보유하려는 수요 때문에, 화폐발권차익 (시뇨리지)도 누릴 수 있음. 여느 나라에 비해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건, 상시 경기를 부양하는 환경을 갖는 것과 다름없음. 따라서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흔드는 게 필요. 그런 점에서 미국이 관세로 동맹국까지 위협하면서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무역질서를 스스로 흔들고 대규모 감세로 재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등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는 조짐이 보이자, 위안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주요 은행들의 거시건전성평가 기준을 조정하면서, 위안화 표시 무역 거래의 최소 비율을 25%에서 40%로 대폭 상향 조정.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이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은 평가 점수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 이미 국제 교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미국을 능가하고 있는데, 상품 무역에서 위안 결제 비중이 30%에 달했다고 판공성 인민은행 총재가 1월에 밝힌 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