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상속을 둘러싼 법적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재혼 과정에서 배우자의 자녀를 새로운 배우자의 가족관계등록부(옛 호적)에 친자로 등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가족으로 묶어주겠다는 생각이었겠지만, 세월이 흘러 상속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이는 예상치 못한 법적 걸림돌로 다가오곤 합니다.
최근 상담을 진행한 한 노부부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아내 A씨는 30년전 현 남편을 만나 재혼 가정을 꾸렸습니다. 당시 현 남편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B씨를 아내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친자로 올렸습니다.
그러나 정작 딸 B씨는 가족관계등록부에 이름만 올라있을 뿐,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새 어머니인 A씨를 만나러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인 왕래는 물론 따뜻한 말 한마디조차 나누지 않은 남보다 못한 사이였던 것입니다.
반면 A씨의 곁을 지키며 효도를 다한 것은 A씨와 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C씨뿐이었습니다.
A씨는 평생 일군 재산을 아들 C씨에게만 100% 물려주고 싶지만, 법적인 현실은 냉혹합니다. 현행법상 가족관계등록부에 친자로 등재된 B씨와 C씨 둘 다 엄연한 A씨의 법정상속인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에서 A씨가 세상을 떠난다면 재산은 친 아들C와 현 남편과 전처 사이의 딸인 B씨에게 동등한 비율로 상속됩니다.
B 씨가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친자로 되어 있는 이상, B씨에게 상속을 하지 않으려면 서류를 바로잡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등 은 입증이 까다롭고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친아들에게 안전하게 재산을 승계하면서도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명한 대안으로 ‘유언대용신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